‘뜨끔’한 젤렌스키, 결국 시르스키 총사령관 경질…부랴부랴 민심 수습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7-22 14:26
입력 2026-07-22 14:26

40대 드라파티 전격 발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퇴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회담 후 키이우 대통령궁 정원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6.7.16 키이우 AFP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서 하일로 페도로우 국방장관 해임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자들은 ‘페도로우가 국방장관이다’, ‘잘되는 것을 건드리지 마라’, ‘페도로우에게 손대지 마라’, ‘페도로우를 복귀시켜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시위대는 페도로우의 국방장관 복귀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2026.7.21 키이우 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군 지휘부 내 갈등을 둘러싼 여론 악화 속에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전격 교체했다. 드론 전력 확대를 주도해 온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 해임 이후 군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시르스키 총사령관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미하일로 드라파티(43) 합동전력사령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드라파티 신임 총사령관은 2014년 돈바스 전쟁 당시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설치한 마리우폴 검문소를 장갑차로 돌파한 영상으로 이름을 알린 야전 지휘관이다. 실전 경험과 함께 젊은 지휘관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드라파티 총사령관은 임명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위해 봉사하는 것은 언제나 영광이며, 독립을 위한 전쟁에서 이는 절대적인 책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페도로우 해임 후폭풍…결국 시르스키도 물러나시르스키 전 총사령관은 2024년부터 우크라이나군을 이끌며 러시아의 전면 침공 초기 키이우 방어 작전 등을 지휘한 대표적인 야전 사령관이다.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이 드론 전력 확대를 주도해 온 미하일로 페도로우 국방장관을 해임한 데 이어, 그 배경에 페도로우와 시르스키의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했다. 두 사람은 전쟁 수행 과정에서 전략·전술의 우선순위를 놓고 견해차를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AFP는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전황을 다소 개선한 상황에서 군과 정치 지도부의 내부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점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후 시르스키의 해임과 페도로우 복귀를 요구하는 규탄 시위가 이어졌고,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총사령관 교체라는 결정을 내렸다.

40대 젊은 피 드라파티 발탁…내홍 수습 카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2024년 12월 6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군 드론 미사일 인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6년 7월 21일시르스키를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직에서 해임하고 후임으로 미하일로 드라파티를 임명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로이터는 드라파티 신임 총사령관이 시르스키 해임을 요구해 온 시위대 일부의 지지를 받아온 인물이라고 전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도 드라파티 임명을 환영하며 러시아와의 전쟁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르스키 전 총사령관의 향후 역할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복무에 대해 논의했다”고만 밝혀 구체적인 거취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페도로우 전 장관에게는 국가 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적절한 직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페도로우가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 고위직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으며, 국방장관직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의 작전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흔들림 없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는 군 지휘체계를 재정비하는 동시에 군 내부 갈등을 봉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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