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수정 2026-07-03 00:34
입력 2026-07-03 00:34


문자 전파담(로버트 파우저 지음, 혜화1117) 8개국 언어를 구사하고 취미 삼아 외국어를 공부하는 언어학자라는 저자의 약력부터 눈길을 끈다.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말과 달리 문자는 학습이라는 철저히 후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의식적 학습을 통해 확립된 문자 체계가 언어의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어떻게 인류 문명을 바꾸어 놓았는지 수천년을 관통해 살폈다. 세계 문자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글이 지닌 지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부분은 특히 흥미롭다. 512쪽, 3만 5000원.




500명의 인물로 읽는 세계사(찰스 필립스 지음, 임지연 옮김, 현대지성) 정면을 똑바로 바라보는 인물 사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사람과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역사책 속 글자로만 접했던 인물들의 생생한 얼굴을 380장의 컬러 사진과 초상화로 마주할 수 있다. 나폴레옹, 칭기즈칸, 알렉산더 대왕 등 익히 알려진 인물들부터 21세기의 기업가, 팝스타까지 14개 영역에서 걸출한 업적을 남긴 이들의 얼굴을 따라가다 보면 머릿속에 인류 역사의 큰 그림이 저절로 그려질 것이다. 416쪽, 2만 5000원.



미식의 교양(하마다 다케후미 지음, 장민주 옮김, 더퀘스트) 사람들은 꼬박꼬박 하루 세끼를 먹지만 음식 속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를 떠올리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오직 먹기 위해 남극부터 북한까지 30년 동안 128개 국가 및 지역을 다녀 ‘세계 최고의 미식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저자는 음식이란 단순한 영양 섭취 수단이 아니라 인간과 문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창이라고 강조한다. 책을 읽고 나면 진정한 미식은 음식이 탄생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 식재료와 기술,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까지 이해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저자의 말에 저절로 수긍하게 된다. 288쪽, 2만 1000원.





공기의 세계(칼 짐머 지음, 이상훈 옮김, 다산초당) 물과 공기는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 요소임에도 평소에는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기를 통한 집단 감염 사건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19세기 말 루이 파스퇴르의 실험, 콜레라와 결핵의 감염 원인을 두고 벌인 논쟁 등 방대한 공중 생물학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저자는 공중보건 측면에서 공기도 하나의 공공 인프라로 봐야 한다고 역설한다. 공기는 모두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사회가 설계하고 관리해야 할 기본 조건이기 때문이다. 632쪽, 3만 3000원.
2026-07-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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