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사망자 2300명 육박… “베네수엘라 영혼 갈기갈기 찢어져” 국가애도기간 선포 [포착]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6-07-02 08:48
입력 2026-07-02 06:24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된 1일(현지시간) 누적 사망자가 2295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사진은 가장 피해가 큰 도시 라과이라의 파손된 한 건물 모습. 2026.6.30 EPA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된 가운데 공식 집계된 누적 사망자는 2300명에 육박했다. 추가 생존자 발견에 대한 희망은 점차 사라지고 생존자들은 식량 등 구호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부터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파괴적인 지진으로 발생한 인명피해로 국가의 영혼이 갈기갈기 찢어졌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구조대원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7.1 로이터 연합뉴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이날까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295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보다 352명 늘었다. 부상자는 1만 1267명으로 집계됐으며, 약 1만 3000명은 집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실종자가 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추후 누적 사망자 수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이 지나서도 생존자가 구조되는 기적적인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에서 구조대원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26.6.30 AFP 연합뉴스


구조 작업 6일째인 지난달 30일 새벽 라과이라주 로스 코랄레스 가든 건물 잔해 속에서 세 살배기 소년이 요르단 구조팀에 의해 구조됐다.

그러나 기적이 반복되기를 바라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 라과이라에서는 무너진 건물 대부분에 ‘사망’을 뜻하는 ‘D’ 표시가 붙었다. 이는 수색 작업이 완료됐지만, 생존 흔적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스페인 구조팀 책임자 하비에르 로데스는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없는 곳에서는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면서 탐지견과 함께 쉴 새 없이 수색 작업을 벌였다.

연쇄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의 한 수거 센터에서 1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옷을 찾고 있다. 2026.7.1 AFP 연합뉴스


라과이라에서 노점상을 하던 18세 다니엘라 아르마스는 임시 대피소에서 식량을 기다리며 “여기서 구호품을 나눠주긴 하지만, 사람들이 음식을 차지하려고 서로 죽일 뻔할 적도 있다. 마치 닭싸움 같다”고 말했다.

참혹한 피해 현장에서는 도난과 약탈도 늘고 있다. 전날엔 경찰관 4명이 잔해 속에서 귀중품을 훔치던 중 주민들에게 발각돼 체포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제이주기구(IOM) 베네수엘라 대표인 리아 포지오는 구호품을 받기 위한 줄이 나날이 길어지고 있다고 전하면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요르단 구조대원들이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에서 지진 피해 현장에서 발견한 시신을 트럭에 싣고 있다. 2026.7.1 AFP 연합뉴스


연쇄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에서 1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들로부터 식량과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6.6.30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식량계획(WFP)은 베네수엘라에서 약 50만명에게 3개월간 식량을 제공하기 위해 5000만 달러(약 775억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난달 29일 호소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위성 데이터 예비 분석을 통해 이번 지진으로 약 5만 8870채의 건물이 피해를 입거나 파괴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후 6시 4분 베네수엘라 해안도시 모론 서쪽 21㎞ 지점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불과 39초 만에 모론 서쪽 45㎞ 지점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또 강타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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