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참패 원인 3가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졸전 끝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하자 전문가들은 전술 부재와 홍명보 감독의 잘못된 결정, 선수들의 무기력함을 지적했다.
●“공 돌리기만… 플랜B 안 보였다”
많은 이들이 ‘고구마 플레이’라 느끼게 한 슈팅 시도 없이 패스만 오갔던 경기 흐름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전술이 없었던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차상엽 JTBC 해설위원은 “공을 계속 돌리기만 하고 경기 내내 전술이 보이지 않았다”며 “보통 스리백을 쓰면 수비수를 하나 불러들이고 공격수를 넣든지 해야 한다. 플랜B 준비가 보이지 않았다”고 평했다.
서형욱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남아공의 중원에 중요한 선수들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한국이 중원에서 리드를 잡고 갈 거라 생각했는데 중원에 우리 선수들은 보기 힘들었다”며 “1차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전술과 그에 따른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뚜렷한 목표 없는 파격 선발 라인업
다소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이 효과를 보지 못한 만큼 홍 감독이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체코전과 멕시코전 두 경기에서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손흥민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게 과연 옳은 결정이었냐는 것이다.
서 위원은 “경기 후반, 남아공은 초반부터 선제골을 넣고 잠그는 경기를 펼쳤는데, 홍 감독이 초반에 오현규를, 경기 막판 손흥민을 투입한 것에서 경기 계획부터 대응까지 삐걱거렸음을 알 수 있다”며 “선발 라인업에서 손흥민 정도의 에이스를 빼는 만큼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했는데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손흥민 교체 투입으로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포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산이었는데, 의도대로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선수들 컨디션 사이클 잘못 걸린 듯
이날 눈에 띄게 둔했던 대표팀의 움직임에 대해선 ‘컨디션 난조’를 원인으로 꼽았다. 김 위원은 “체코전과 멕시코전 때 한국은 움직임이 가벼웠는데 남아공전에서는 활동량이 매우 적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면서 “컨디션 사이클이 잘못 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 위원도 “사전 캠프 때부터 고지대에 오랫동안 머문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공격 전개가 지나치게 무기력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었다. 차 위원은 “한국은 과거 한번 부딪쳐 보자는 의지로 경기에 임했는데 이번에는 절실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마치 조 3위로도 얼마든지 32강에 진출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일갈했다.
이지·정회하 수습기자
2026-06-26 B6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