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뒤처질까 불안한 한국 직장인들, MS “문제는 기술보다 조직”

민나리 기자
수정 2026-06-15 16:48
입력 2026-06-15 13:55
한국 직장인 10명 중 8명 가까이는 인공지능(AI)에 적응하지 못하면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기업은 이를 뒷받침할 전략과 제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AI 활용 속도에 조직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혁신이 지체되는 이른바 ‘전환의 역설(Transformation Paradox)’이 한국 기업의 AI 경쟁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15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례 보고서 ‘2026 업무동향지표(Work Trend Index)’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을 제외한 10개국 지식근로자 2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마이크로소프트365(M365) 생산성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작성됐다.
조사 결과 국내 응답자의 78%는 “AI에 적응하지 못하면 뒤처질 것”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평균(65%)보다 13%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AI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직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반면 기업 차원의 준비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경영진이 명확한 AI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응답은 16%에 그쳐 글로벌 평균(26%)을 밑돌았다.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과 재설계가 실제 보상으로 이어진다고 답한 비율도 7%에 불과했다.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조직적 지원과 동기부여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셈이다.
실제로 국내 응답자의 43%는 “기존 목표와 업무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답했다. AI 활용을 장려하는 분위기와 별개로 새로운 시도에 대한 평가와 보상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으면서 조직 내부에 관성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MS는 AI 도입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기술보다 조직을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 문화와 관리자 지원, 인재 육성 정책 등 조직적 요소가 AI 활용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67%로 나타났다. 개인의 의지와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32%)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기술 확보에서 조직 혁신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AI 활용 수준이 높은 조직은 이미 다른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이들을 ‘프론티어 조직’으로 분류했다. 이들 조직은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원들의 활용 경험을 조직 자산으로 축적하고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반영하고 있었다. 국내 AI 사용자 가운데 상위 12%에 해당하는 ‘프론티어 전문가’ 역시 AI를 보조 도구가 아니라 업무 파트너로 활용하며 기존 업무 방식을 재설계하는 특징을 보였다.
오성미 한국 MS AI Workforce GTM 디렉터는 “AI를 쓰자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조직 문화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변화 관리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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