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시위’에 어린 핸드볼 선수 두손 모아 싹싹 빌었다…대만 기자도 ‘봉변’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6-08 14:38
입력 2026-06-08 14:38
U20 대회 앞두고 훈련용품 꺼내려다 시위대에 가로막혀
‘부정선거 증거물’ 소지품 검사…“양말도 벗겨야” 막무가내
‘중국어 리포트’에 대만 기자 에워싸 경계하기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난데없이 봉변을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8일 오전 10시쯤 개표소인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5 출입구에서 태극마크 선수복을 입은 핸드볼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 선수 6명이 시위 참가자들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간청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은 오는 24일 중국 산시성 진중시에서 시작되는 제25회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U20) 출전을 앞두고 이날 연습이 예정돼 있었다.
예상치 못하게 시위로 경기장이 봉쇄되자 인근 한국체육대학교로 훈련 장소는 바뀌었으나 훈련 기구가 핸드볼경기장에 있었기 때문에 이곳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위 참가자들은 이들을 향해 “핸드볼 선수인지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 “얼굴 대조를 위해 경기 영상을 보여달라”며 선수들의 출입을 막아섰다.
입구를 지키던 경찰이 “아직 주니어 선수라 경기 영상은 없는 것 같다”면서 협조를 구했고, 선수들이 “안에 있는 공인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왜 꼭 그 공이어야 하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한 선수가 “제발요”라고 손을 비비는 등 애타게 간청한 끝에 시위 참가자들은 겨우 길을 터줬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전 10시 24분쯤 선수들이 공이 담긴 수레와 비닐백 등 훈련용품을 갖고 나오자 시위 참가자들은 다시 몰려와 ‘소지품 검사’를 시작했다. 가방 안에 이른바 ‘부정선거 증거물’인 투표용지 등이 섞여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었다.
한 남성 시위 참가자는 “양말도 벗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가 경찰 등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들과 함께 온 감독은 “시위가 하루 이틀 내에 끝나면 기다리겠지만 2, 3주가 걸리면 그 손해를 감수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약 15분 뒤에는 한 외신 기자가 봉변을 당했다.
경기장 앞에서 중국어로 들리는 언어로 카메라 앞에서 생중계를 하는 듯한 모습에 시위 참가자 20여명이 몰려와 기자를 둘러싸고 경계했다.
이들은 “중국인 아니냐”, “하도 위장이 많아 의심스럽다”고 했다. 유튜브 중계를 하는 참가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사람이 있느냐”며 주위에 통역을 요청했다.
약 5분 뒤 방송이 끝나자 중국어를 구사하는 시위 참가자가 다가가 소속을 물었고, 해당 기자가 “대만”이라고 답하고서야 시위 참가자들은 길을 터줬다.
신진호 기자
관련기사
-
“중국 공안이냐”…잠실 시위대 도 넘은 조롱 ‘논란’
-
“탱크로 일베 밀어버려야” 최욱 “죄송, 극우들엔 사과 안해”
-
이준석 “전면 재선거하자고? 그럼 오세훈도 다시 뽑나”
-
장동혁 “李, 선관위 탓만…재선거가 ‘대체불가’ 국민적 요구”
-
공정이슈 불붙인 ‘훼손된 한 표’… 잠실로 몰린 2030
-
李 “참정권 제한, 국민주권 훼손”… 합수본에 투표지 수사 지시
-
‘절차적 공정성’에 민감한 청년층… 선관위 상식 밖 운영에 문제의식
-
여야 ‘투표지 부족’ 선관위 정조준 … 8일 각각 국조 요구서 제출
-
투표 관리관들 “대선보다 참관인 많아… 부정선거 불가능”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