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 농축산업 패러다임 바꾼다[그린바이오 ‘퀀텀 점프’<2>]

김중래 기자
김중래 기자
수정 2026-06-04 23:56
입력 2026-06-04 23:56
무게가 1g인 흙 한 숟갈에 살고 있는 미생물 수는 10억 마리를 훌쩍 넘는다. 이런 흙이 가득한 논두렁과 밭고랑은 미생물이 상상할 수 없는 밀도로 가득 차 있는 하나의 ‘생명 우주’다. 이 미생물을 이용한 ‘그린바이오’ 산업이 농·축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미생물센터, 그린 바이오 전 과정 지원

농장에 뿌려지는 농업용 미생물은 흙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우선 작물이 병해충이나 가뭄과 고온 환경에서 견딜 수 있도록 돕는다. 축산 분야에서도 장내 미생물을 조절하고 항생제 사용량을 줄여 건강한 육류 생산을 돕는다. 여기에 분뇨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전북 정읍에 있는 ‘농축산용 미생물산업육성지원센터’는 기술력은 있는데 자금력과 시설이 없어 제품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그린바이오 미생물 기업을 돕고 있다. 미생물 소재 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시험·분석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센터는 지난 4월 영세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유 인프라를 구축했다. 40실 규모의 개별 입주 공간과 더불어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구비하기 힘든 대용량 발효기, 자동 포장기 등 첨단 장비도 들였다.

정부는 미생물 산업을 미래 고부가가치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총 5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원 사업 고도화에 나섰다. ‘농축산용 미생물 효능평가지원 사업’이 대표적인 성공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수백 건의 안전성과 효능성 평가를 수행하며 데이터를 제공해 국내 기업이 페루와 베트남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해 340만 달러(약 52억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미생물 기업 글로벌 시장서 두각

맞춤형 현장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미생물 기업의 성공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축산용 기능성 미생물 제품 개발 기업인 ‘선바이오’는 2017년부터 지원 사업에 참여해 기술 경쟁력을 키워 기능성 함초를 활용한 반려동물용 생균제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중국 시장에 기능성 사료 첨가제를 수출하고 있다. 미생물 배양 키트와 지능형 배양 시스템을 결합한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에코비즈넷’은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 9개국에 진출해 지난해에만 46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센터 관계자는 “정부의 전 주기 지원 체계와 혁신 기업들의 기술 고도화가 맞물리면서 대한민국 그린바이오 산업의 영토가 전 세계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 김중래 기자
2026-06-05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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