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공장·고깃집·태권도장까지… 이색 투표소 ‘눈길’ [우리동네 선거는]

서미애 기자
서미애 기자
수정 2026-06-03 00:33
입력 2026-06-03 00:33

학교 등 관공서 넘어 민간시설로
민주화 기념관·車대리점서 ‘한 표’
편리한 생활공간에서 주권 행사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곳곳의 생활 공간이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를 담아낼 이색 투표소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전통적인 투표 공간인 학교와 행정복지센터 외에 고깃집과 태권도장, 웨딩홀, 카페, 김치공장, 아파트 주차장까지 활용되고 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지방선거 본투표는 3일 전국 1만 4288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투표소는 대개 접근성이 뛰어나고 공간 확보가 용이한 공공 시설에 설치되지만 공공 시설이 부족하거나 유권자 편의성을 높일 필요가 있는 지역에서는 민간시설이 대안 공간으로 사용된다.

경기 광명시 소하2동의 고깃집 ‘상상초월돼지갈비’는 지역 주민에게 이미 익숙한 투표소다. 식당 별관은 10년 넘게 선거 때마다 투표소로 사용되고 있다.


체육 시설도 민주주의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경북 포항의 문무검도장은 330㎡ 규모의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10년 이상 투표소로 운영되고 있다. 광주 남구의 한 태권도장 역시 명칭 변경에도 불구하고 같은 장소에서 12년째 유권자들을 맞이한다.

민주주의 역사성을 담은 공간도 투표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광주 광산구의 윤상원기념관은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기리는 장소로, 유권자들이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기며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고령층과 장애인 유권자의 이동 편의를 고려한 사례도 적지 않다. 충남 서산과 전남 순천의 웨딩홀은 엘리베이터와 넓은 주차 시설, 쾌적한 실내 환경을 갖춰 투표소로 변신했다.



산업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전남 영광군 군남면에서는 김치 가공공장 내부에 투표소가 마련됐고 경기 부천과 전남 여수에서는 자동차 판매대리점과 차량 선팅 전문점이 투표 공간으로 제공된다.

지역 특색을 반영한 사례도 있다. 전남 곡성에서는 지역 대표 농산물인 멜론 수확철과 선거 일정이 겹치면서 기존 농협 창고 대신 카페 ‘멜롱살롱’을 투표소로 활용하기로 했다. 농번기 현장의 현실과 유권자 편의를 함께 고려한 결과다. 광주 남구 방림2동 라인효친1차아파트 실내주차장은 20년 넘게 투표소로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투표소다. 입주민들은 주차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지역 사회의 원활한 투표 진행을 위해 공간을 제공해왔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 선정의 핵심 원칙은 유권자가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와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공공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장소를 제공해 준 민간시설 관계자와 주민 협조 덕분에 원활한 선거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광주 서미애 기자·전국 종합
2026-06-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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