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의 기후 청구서…60년간 논 온실가스 2배 증가[사이언스 브런치]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5-29 10:30
입력 2026-05-29 10:30


잘 지어져 모락모락 김이 나는 뽀얀 쌀밥은 잘 익은 김치, 삼겹살, 찌개 등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쌀 재배 방법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늘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대, 보스턴대, 스탠포드대, 오번대, 알콘 주립대,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환경연구소, 프랑스 파리-샤클레대 공동 연구팀은 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이 지난 60년 동안 두 배로 급증했으며 실용적 농법 개선으로 식량 생산 타격 없이 메탄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식품 및 영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푸드’ 5월 22일 자에 실렸다.


쌀은 전 세계 인구이 절반 이상이 주식으로 삼는 작물이지만 기후 변화 측면에서 부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물을 채운 논에서는 메탄과 아산화질소라는 두 종류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벼농사가 확대, 집약화되면서 메탄 배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식량 안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국제적 과제가 되고 있다.

지난 60년 동안 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키피디아 제공




연구팀은 1961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논에서 발생하는 메탄, 아산화질소, 토양 탄소 변화를 종합해 평가했다. 전 세계 연간 벼 재배 면적은 2015년 약 1억 6090㏊(헥타르)에서 2024년에는 약 1억 7241만 ㏊로 늘었다. 연구팀은 2만 1000건 이상의 현장 관측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과 과정 기반 생태계 모델, 글로벌 메타 분석을 결합한 방법으로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량화하고 농지 확장, 잔류물 관리 등 핵심 배출 요인을 밝혀내는 한편 미래 감축 전략이 국제 기후 목표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1960년대 이후 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두 배 증가해 현재 연간 이산화탄소 환산 약 11억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동아시아 지역이 주요 배출지역으로 꼽혔으며 아프리카도 벼 재배 면적의 급격한 확대로 새로운 배출 급증 지역으로 확인됐다. 아프리카의 경우 1961년부터 2024년 사이 벼 재배 면적이 약 7배 늘어난 1620만 ㏊에 이른다.

배출량 증가 원인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벼 재배 면적 확장, 볏짚 등 작물 잔류물의 집약적 토양 투입 방식 때문이다. 작물 잔류물 토양 투입은 벼 수확 후 논 토양에 작물 잔류물을 되돌려 넣는 것으로 침수 상태의 토양에서 메탄 생성을 촉진한다.

연구팀은 메탄 생성을 억제하는 물 관리 최적화, 과도한 잔류물 토양 투입 감소, 질소 비료 사용 효율화 등 농업 관리 방식을 개선하면 수확량은 지금과 같이 유지하면서도 온실 가스 배출량을 1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한친 티안 미국 보스턴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의 목적은 주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벼 농업의 실질적 기후 영향을 파악하고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감축 경로를 찾아내는 것”이라며 “이번에 찾아낸 방법은 지금 당장이라도 채택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확산 가능한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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