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보호 심의 0.5%뿐… 유치원 교사에 박한 교보위

손지연 기자
손지연 기자
수정 2026-05-15 06:02
입력 2026-05-15 01:34

지난해 1학기 2189건 중 11건 그쳐
위원회 3곳 중 1곳 관련 인사 ‘0명’
“현장서 보호할 실질적 방안 절실”

챗GPT가 그린 학부모의 교권 침해에 괴로워하는 교사 이미지.


#유치원 교사 A씨는 최근 한 학부모로부터 “아이가 꿈에서 선생님이 때렸다고 했는데 실제로 때렸냐”며 아동학대 의심 민원을 받았다. A씨는 교권보호위원회 신청을 고민했지만 유치원 원장은 “내가 퇴직을 앞두고 있는데 왜 일을 크게 만드냐”며 되레 A씨를 질타했다. A씨는 “피해 입증도 일일이 직접 해야 하는데 관리자도 부정적인 입장이라 교보위 신청을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2023년 교권보호 5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유치원 교사 역시 교보위의 보호 대상이 됐지만, 여전히 전체 교보위 심의 대상 중 유치원 교사 관련 비중은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원회 3곳 중 한 곳엔 유치원 관계자가 전무하면서 유치원 교사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교육부가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연도별 교육활동 침해 현황을 보면, 지난해 1학기 열린 교보위 2189건 중 유치원은 11건으로 0.5%에 그쳤다. 유치원 관련 심의는 2022년 5건(0.2%), 2023년 5건(0.1%), 2024년 23건(0.5%) 등으로 단 한 차례도 1%를 넘기지 못했다. 교보위는 교원의 교육 활동을 보호하고 침해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2013년부터 전국 시·도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됐다. 유치원 교사들은 교보위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교사노조연맹의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육 활동 침해를 경험한 유치원 교사 중 교보위에 사건을 접수한 비율은 3.4%에 그쳤다. 61.5%는 교보위 등에 대한 충분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교보위 운영위원 중 유치원 관계자가 드문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전국 시·도 교보위 위원 중 유치원 관계자가 없는 시·도지자체는 6곳이다. 전국 교보위 위원 223명 중 유치원 관계자는 15명(6.7%)에 그친다. 지난달 교보위 위원의 20% 이상을 현직 교사로 구성하도록 법령이 개정됐지만, 교사들은 교보위 접근성 자체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지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은 “개그맨 이수지씨가 유치원 교사의 삶을 다룬 영상이 최근 화제가 됐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이들을 현장에서 보호할 실질적인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손지연 기자
2026-05-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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