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이상 41%, 희망급여 2배 껑충…‘뉴 시니어’ 못 담는 낡은 일자리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수정 2026-04-29 12:11
입력 2026-04-29 12:11

관리·전문직 비중 27.8%로 ‘쑥’
10년 새 10%P 이상 높아진 숙련도
희망 급여 95만원 vs 실제 40만원
‘뉴시니어’ 욕구 반영한 직무 고도화
단순 복지 넘어 ‘민간 일자리 징검다리’ 필요

서울 양천구의 한 카페에서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일하고 있다.
양천구 제공


고학력·전문직 경력을 지닌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에 대거 합류하면서 소일거리 수준의 기존 노인 일자리로는 ‘뉴 시니어’의 수요를 담아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29일 2013~2025년 노인 일자리 참여자 1만 3671명을 분석한 결과, 정책 전면 재설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변화는 참여 노인의 ‘질적 전환’이다. 지난해 기준 74세 이하 전기노인 중 관리자·전문직·사무직 출신 비중은 27.8%로 2013년(17.7%)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고졸 이상 학력 비중도 40.9%에 달해 숙련 인력이 노인 노동시장의 주류로 부상했다.


일자리 참여 동기는 여전히 생계가 중심이다. 전기노인의 68.4%, 후기노인의 77.6%가 경제적 사유를 꼽았다. 미흡한 노후 준비가 노동시장 유입을 떠미는 구조다. 동시에 자아실현 욕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기노인의 비경제적 참여 동기는 2013년 16.4%에서 2025년 31.6%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생계를 위한 노동을 넘어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사회에 환원해 존재감을 증명하려는 ‘액티브 시니어’의 지향점이 투영된 결과다.

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저임금 단순노동’의 굴레에 갇혀 있다. 전기노인의 희망 급여액은 평균 94만 9000원으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뛰었지만 실제 월평균 급여는 40만원 수준에 그친다. 희망액과 수령액 사이의 ‘54만 원’ 격차는 고숙련 은퇴자의 역량을 정책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부조화를 보여준다. 생계를 위해 저임금을 감내하는 상황이지만 높아진 역량에 걸맞은 임금 현실화와 직무 고도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노인 일자리 시장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

결국 연령과 역량에 따른 ‘투 트랙’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노인은 주 4~5일 수준의 안정적 근로와 실질적 소득 보전을 원하며 민간 취업 희망 비율(12.5%)도 후기노인보다 4.5배 높다.



전문가들은 노인 일자리 사업이 단순 복지 제공을 넘어 민간 노동시장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기노인에게는 시니어 인턴십 등 민간 연계 기능을 강화하고, 후기노인에게는 신체 부담이 적은 단시간 일자리를 확대하는 맞춤형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가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연령 집단별로 다른 경력과 수요를 반영한 직무 설계가 중요하다”며 “공익활동 중심의 낮은 활동비 구조는 전기노인의 참여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는 만큼, 기대 소득 수준을 반영한 급여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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