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항소심 징역 4년 선고… 주가조작·샤넬백 유죄로 뒤집혀

고혜지 기자
수정 2026-04-28 17:53
입력 2026-04-28 17:53
1심 징역 1년 8개월 → 2심 4년으로 늘어
법원 “시세조종 가담했음에도 변명 일관”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김건희 여사가 28일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월 28일 1심 판결 후 90일 만에 김 여사는 2년 4개월 더 무거워진 선고 형량을 받아 들게 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동정범의 지위와 공소시효 도과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뒤집혔다. 재판부는 김 여사를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한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시세조종 범행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과 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에 의한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했음에도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서울고법 형사15-2부(부장 신종오·성언주·원익선)는 이날 오후 3시 김 여사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의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1점 몰수와 2094만원 추징도 명했다.

1심의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 5000원 선고에 비하면 형량은 증가했지만, 특검이 지난 8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구형한 징역 15년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재판부는 김 여사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의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시세조종 세력에 거액의 자금과 계좌를 위탁해 사용하게 하고 그 수익을 분배했을 뿐 아니라 통정매매에 직접 가담했다고 봤다.



항소심은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2010년 10월 22일 권 전 회장의 권유를 받아 블랙펄인베스트에 총 20억원이 든 증권 계좌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수익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면 이같이 큰돈을 맡길 수 없었을 것이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제공한 증권계좌는 블랙펄 측이 시세조종 행위에 이용했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김 여사는 2011년 1월 13일 수익 정산과 함께 공모관계에서 이탈했으나, 다른 공범들의 시세조종은 2012년 12월 5일까지 이뤄졌다”며 “포괄일죄에 해당해 공범인 피고인도 죄책을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 여사가 수익을 정산받은 2011년 1월 13일 이후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는 시세조종이 아니라고 봤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안 청탁과 함께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는 2심에서 모두 인정됐다. 통일교 관련 알선수재 혐의 중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전 800만원 샤넬 가방 수수’ 부분이 유죄 판정을 받았다. 재판부는 “친분 형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가 800만원인 고가의 가방 교부가 이뤄진 걸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1심의 무죄 판단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해 재산상 이익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무상 여론조사를 대가로 김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봤다.

김 여사는 재판 내내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숙인 채 판결을 들었다. 판결이 끝난 뒤에는 법정 내 피고인석에 실망한 듯 주저앉은 상태로 변호인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에는 찌푸린 표정으로 자신의 양쪽에 위치한 경위들의 부축을 받으며 퇴정했다. 김 여사 측은 2심 선고 직후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고혜지·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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