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번지는 反이스라엘 정서[글로벌인사이트]

김주환 기자
수정 2026-04-28 17:00
입력 2026-04-28 17:00
중동전쟁 후 反이스라엘 여론 확산
젊은 美공화 지지자 57%가 ‘부정적’
정치권도 ‘이스라엘 손절’ 움직임미국을 부추겨 중동 전쟁을 촉발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가장 가까운 동맹인 미국에서조차 반이스라엘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중동 분쟁의 한축인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 시선이 곱지 않은 적은 많았지만, 이번 전쟁의 발발 배후에 이스라엘의 집요한 설득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여론은 점점 더 악화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에서 “이스라엘을 아랍 세계의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으로 생각하는 미국인이 점점 줄어들며 오히려 이스라엘을 강압적인 군사주의 국가로 인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반이스라엘 정서가 확산하고 있는 것은 관련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다.
싱크탱크인 퓨 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3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0%가 이스라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공화당 지지자의 41%가 이스라엘에 부정적이었으며, 특히 18~49세에서는 그 비율이 57%에 달했다. 상당수의 젊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 NBC방송 조사에서는 18~29세 가운데 4분의 3이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에 더 동정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반이스라엘 정서의 배경에는 ‘국제적 빌런’으로 등극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있다. 뉴욕타임스는 전쟁 발발 보름여전인 지난 2월 11일 네타냐후 총리가 극비리에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끈질기게 설득해 대이란 전쟁에 끌어들인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어떤 ‘달콤한 말’로 설득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의 반대를 일축하고 전쟁을 결심했고, 개전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전쟁에서 발을 빼지 못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전쟁에 끌어들인 이유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네타냐후 총리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심리적 고유가 마지노선인 ‘갤런당 4달러’ 시대를 살게 된 미국인들이 이스라엘을 마냥 좋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이 저지른 ‘예수상 파괴’ 논란 등도 이스라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욱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미 정가는 이스라엘과 오랜 ‘특수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중동 전쟁 이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스라엘 손절’ 움직임은 야당인 민주당에서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다. FT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이스라엘과 거리두기 경쟁을 하고 있다며 가장 대표적으로 ‘람보’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이 꼽힌다고 전했다. 이매뉴얼 전 시장은 젊은 시절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민간인 자원병으로 복무했고, 중간 이름이 ‘이스라엘’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연간 38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이스라엘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려는 이 같은 행보는 대표적인 좌파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 국제문제 전문 매체인 예루살렘전략트리뷴은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의 대선 후보 지명은 역사상 가장 반이스라엘적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이스라엘이 누려온 많은 것들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주환 기자
관련기사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