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는 소리 못 참겠다”… ‘층견소음’ 때문에 윗집 찾아가 흉기 휘두른 50대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4-28 16:04
입력 2026-04-28 16:04

50대 남성 특수협박서 살인미수로 변경
경찰, 살해의도 판단…지난 10일 구속기소
사건 당일 반려견은 집에 없어 소음 없어
피의자, 술에 취한 상태서 평소 불만 폭발
“1년 전부터 개짖는 소리에 스트레스 극심”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달 24일 오후 7시쯤 제주시 한 공동주택에서 개짖는 소리에 불만을 품고 이웃집에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을 구속기소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반려가구 1500만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제주의 한 공동주택에서 반려견 짖는 소리에 불만을 품은 50대 남성이 흉기를 들고 윗집 주민을 찾아가 협박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단순 협박을 넘어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혐의를 살인미수로 변경해 검찰에 넘겼다.

28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50대 A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7시쯤 제주시 한 공동주택 2층 자택에서 흉기를 들고 3층 이웃집으로 올라가 “죽여버리겠다”는 취지로 협박하며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당시 문을 열고 나온 피해 주민은 A씨를 밀쳐낸 뒤 집 안으로 급히 몸을 피했고,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코드 제로’ 상황으로 판단해 긴급 출동,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피해자는 다치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수개월 전부터 위층에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 다만 사건 당일에는 해당 가구에 반려견이 없어 별다른 소음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그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평소 쌓인 불만이 폭발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당시 정황과 흉기 사용 방식, 진술 등을 종합해 단순 협박이 아닌 실질적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특수협박 혐의를 살인미수로 변경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A씨는 지난 10일 구속기소됐다.



층견소음은 반려견 짖음이 위·아래층에 전달돼 이웃 간 분쟁을 유발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번 사건은 공동주택 내 이른바 ‘층견소음’ 갈등이 강력 범죄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한편, 현행법상 동물이 내는 소리는 층간소음 규제 대상에 명확히 포함되지 않아 제도적 사각지대라는 지적이다. 소음·진동관리법은 소음을 사람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강한 소리로 규정하고 있고, 공동주택관리법 역시 뛰거나 걷는 행위, 가전제품 사용 등 사람의 생활소음 중심으로 범위를 정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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