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서브2’ 사웨 “기술 도핑? 승인된 제품” 일축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수정 2026-04-28 15:29
입력 2026-04-28 15:29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 마라톤에서 1시간 59분 30초 기록으로 남자부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사바스티안 사웨(오른쪽)와 2시간 15분 41초로 여자부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운 티지스트 아세파가 이번 대회에서 신고 달린 아디다스의 최신형 카본 레이싱화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3’ 모델에 자신의 기록을 써넣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런던 마라톤 남자부 경기에서 아디다스의 초경량 카본화를 신은 두 선수가 모두 풀코스 ‘2시간의 벽’을 깨면서 해외 육상계에서는 해묵은 ‘기술 도핑’ 논란이 재점화했다. 이에 인류 최초로 풀코스(42.195㎞) 1시간대 시대를 연 사바스티안 사웨(31·케냐)는 “승인된 제품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28일(한국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웨는 자신이 작성한 세계 신기록이 초경량 카본화의 힘을 빌린 ‘기술 도핑’이 아닌지 묻는 말에 “전혀 아니다. 이 신발은 (세계육상연맹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면서 “매우 가볍고 편안하며 앞으로 밀어주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난 규정에 맞는 신발을 신고 뛰었다”고 강조했다.


사웨는 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 마라톤에서 풀코스를 1시간 59분 30초에 완주하며 우승했다. 켈빈 키프텀(케냐)이 2023년 10월 미국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운 종전 세계기록 2시간 00분 35초보다 1분 5초나 앞당긴 기록으로, 공식 대회 첫 ‘서브 2’를 달성했다.

사웨는 신기록 작성 직후 자신이 신고 달린 아디다스 마라톤화에 기록을 써넣으며 취재진 앞에 들어 보였고, 그의 기록 못지않게 해당 신발에도 관심이 쏠렸다. 특히 이번 대회가 마라톤 데뷔 무대였던 요미프 케젤차(29·에티오피아)도 같은 신발을 신고 1시간 59분 41초에 완주하며 준우승을 차지했고, 여자부에선 티지스트 아세파(30·에티오피아)도 같은 신발을 신고 2시간 15분 41초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사바스티안 사웨(오른쪽)와 요미프 케젤차가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 마라톤 남자부 경기에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웨는 1시간 59분 30초에 완주하며 인류 최초로 공식 마라톤 대회에서 ‘서브2’를 달성했고, 이번 대회가 마라톤 데뷔전이었던 케젤차도 1시간 59분 41초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런던 신화 연합뉴스




세 선수가 신은 신발은 아디다스가 3년간 연구·개발해 내놓은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3’ 모델로, 탄성이 있는 카본 플레이트를 삽입한 제품군 가운데 가장 가벼운 97g(한 켤레 기준)으로 알려졌다. 해외 판매가는 500달러(약 74만원) 수준이며, 한국 판매가는 59만 9000원으로 책정됐다.

로이터는 최근 마라톤 세계 기록이 ‘초 단위’ 단축에서 최근 9년 동안 ‘분’ 단위로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 배경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회사들의 신발 개발 경쟁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라톤에서 가장 먼저 카본화 경쟁에 불을 지핀 건 나이키였다. 나이키는 2016년 탄소섬유판을 삽입한 ‘베이퍼 플라이’ 시리즈를 선보였고, 당시 세계 기록을 보유했던 엘리우드 킵초게(42·케냐)를 앞세워 풀코스 서브2 도전에 나섰다. 카본화는 발이 지면을 치고 나아갈 때 반발력과 추진력을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세계육상연맹(WA)은 카본화 경쟁이 선수의 순수한 능력을 넘어서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2020년 엘리트 선수 신발 규정을 신설해 밑창 두께를 40㎜ 이하로 제한하고, 탄소섬유판도 1장만 허용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연맹은 아디다스의 이번 제품 역시 이 기준을 지켜 승인된 제품이라고 확인했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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