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로 중고차 수출입…1080억원 환치기 적발

정철욱 기자
수정 2026-04-28 15:06
입력 2026-04-28 15:06
중고차를 수출하는 과정에 1080억원 상당의 거래 대금을 가상자산으로 주고받는 방법으로 불법 외환거래를 한 40대 남성과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세관에 적발됐다.
가상자산을 이용해 중고차 수출대금을 불법으로 주고받으며 1천억원대 외환 거래를 주도한 남성이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본부세관은 외국환거래법 위반(무등록 외국환 업무) 혐의로 40대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9월부터 1년 3개월 동안 우즈베키스탄 중고차 수입업자와 짜고 미국 달러와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를 이용해 ‘환치기(불법 외환 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다.
세관에 따르면 중고차 수입업체가 국내 업체로부터 중고차를 사들이면, 수입업체는 중고찻값을 A씨의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계정에 테더로 보냈다. A씨는 이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옮기고 매각해 현금화한 다음 국내 수출업체에 보냈다.
이런 방식으로 1080억원 상당의 중고차 거래 대금이 오갔으며, A씨는 수수료로 1억 3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외화 송금은 은행 등 등록된 외국환 취급 기관을 통해서 해야 한다. 취급기관을 통하지 않으면 불법 자금 세탁이나 탈세, 재산 도피 등에 악용할 수 있어서다.
세관 조사 결과 A씨와 중고차 수출, 수입업체는 거래 편의성, 낮은 수수료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중고차 대금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계정에 외국에서 수억원대 테더가 전송되자 거래소가 가상자산 입고를 보류시키기도 했지만, A씨는 우회 수단을 찾아내 금융 당국의 수사망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런 주도면밀한 수법을 사용해 지난해 7월 보이스피싱, 도박자금 등 범죄수익의 은닉·유통, 환치기와 관련한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세관은 지난해 12월부터 A씨의 계좌, A씨로부터 수백억 원을 받은 700여개 계좌의 자금 흐름을 추적해 이런 수법을 밝혀냈다.
세관은 환치기 수법으로 중고차를 거래한 15개 국내 판매상에게 13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A씨의 환치기 계좌를 이용한 나머지 중고차 수출상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 수법이 날로 늘어나고, 지능화하고 있어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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