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삼각김밥 왜 없어요?” CU 점주는 눈물 쏟았다

김소라 기자
수정 2026-04-28 12:53
입력 2026-04-28 12:53
CU 편의점 점주 “텅 빈 창고에 ‘현타’ 왔다”
“삼각김밥 사러 온 학생, 다른 편의점 가”
CU 점주들 “파업 참가 배송기사 거부”
화물연대의 파업 여파로 CU 편의점의 신선식품과 간편식 공급이 끊겨 점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단골 손님에게 물건을 팔지 못한 채 돌려보내며 눈물을 쏟은 CU 점주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27일 자신을 CU 점주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의 글이 올라와 2만 5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4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남쪽 지방 시골에서 15년째 영업하는 CU 점주”라고 소개한 A씨는 이날 한 어르신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와 카드를 내밀며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받았는데 사장 가게 매상 좀 올려주러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어르신은 담배 한 갑과 소화제, 조미료, 화장지를 달라며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담긴 카드로 결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A씨는 “아버님 덕택에 저 부자 되겠다”며 반색했지만, 담배 진열대를 여는 순간 재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씨는 어르신의 부탁대로 화장지 두 상자를 건넸다. 이어 매대를 채우기 위해 창고 문을 열고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고 돌이켰다.
A씨는 “평소 같으면 꽉 차 있어야 할 창고가 허전한 것을 보니 갑작스레 눈물이 확 쏟아졌다”면서 “오는 손님을 돌려보내며 ‘내일은 괜찮아지겠죠’라고 했던 게 벌써 2주가 지난다”라고 토로했다.
“‘내일은 괜찮아지겠지’ 벌써 2주 지났다”이날 매장을 찾아 삼각김밥을 찾던 단골 학생 손님들도 A씨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날 중간고사를 치른 뒤 매장을 찾은 학생들은 “시험을 망쳤다”며 A씨와 수다를 떨다 A씨에게 “이모, 삼각김밥이 왜 없어요? 김밥도 없고요”라고 물었다.
이에 뭐라 말을 하지 못하는 A씨에게 학생들은 “이모, 물류 그거 언제까지 해요? 뉴스에 막 난리던데요. 사람도 죽고…”라고 물었다.
학생들의 말을 들은 A씨는 순간 머리가 ‘띵’해지며 멈칫했다. A씨는 “모든 언론에서는 사상자에만 주목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면서 “실제 피해를 보는 점주들 이야기는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A씨는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시작한 집단행동에 피해자만 수천 아니 수만 명”이라며 “과연 영세 자영업자의 입장은 누가 알아준단 말인가. 이게 바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A씨가 머뭇거리던 사이 학생들은 “저쪽 편의점으로 가자”라며 매장을 나섰고, A씨는 이를 보며 다시 한 번 무너졌다.
A씨는 “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이 편의점의 성수기인데, 이 중요한 시기에 자기들 뱃속을 불리느라 애꿎은 편의점 점주들만 피해를 본다는 생각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천불이 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대화도 소통도 협의도 중요하지만, 누군가를 볼모로 서로의 욕심만 챙기는 모두가 원망스럽다”면서 “화물연대, 민주노총, 원청, 하청, 노란봉투법…자세히 모르지만 누구를 위한 행동인지 한번쯤 고민좀 해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고래싸움에 애꿎은 점주들만 피해 봐”
점주들 “물류 중단 피해, 점주 생존 문제로”앞서 화물연대는 지난 5일 총파업에 나선 데 이어 경남 진주시와 경기 화성시, 안성시, 전남 나주시, 충북 진천군 등 주요 CU 물류센터와 공장을 봉쇄한 채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삼각김밥과 샌드위치 등 신선식품과 간편식 공급이 끊겨 CU 점주들은 신선식품 매대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지급이 시작됐지만 특수를 누리지 못함은 물론,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다른 편의점으로 향해 고객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이에 CU 점주들은 파업에 참가한 화물차주의 배송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CU가맹점주연합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파업에 참여한 배송기사를 통해 공급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수령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CU가맹점주연합회는 편의점 CU의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2개 단체(연합회·협의회) 중 하나다. 연합회는 “물류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의 생존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며 “협상 결과와 별개로, 노조 파업에 참여해 죄 없는 점주들의 생존을 위협한 기사와는 향후 함께 일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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