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땐 ‘경품 경쟁’, 이번엔 ‘무대응’… 카드사, 지원금 마케팅 접은 이유는

김예슬 기자
수정 2026-04-27 15:37
입력 2026-04-27 15:37
고유가 지원금 신청에도 이벤트·유치 경쟁 자취 감춰
수수료 0.40~1.45% ‘원가 수준’… 비용 부담에 유인↓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신청이 시작됐지만 지급 창구 역할을 맡은 카드사들은 관련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카드 결제 비중이 높은 구조임에도 낮은 수수료 구조와 비용 부담이 겹치며 업계 전반에 ‘조용한 대응’ 기류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접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일부 카드사의 안내 메시지 발송이나 소규모 이벤트를 제외하면 지원금 유치를 위한 대규모 프로모션이나 고객 확보 경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때 캐시백과 경품 등을 앞세워 신청 고객 확보 경쟁을 벌였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가운데 선택해 받을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체 지급 규모는 최대 6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과거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당시에도 약 70%가 신용·체크카드로 수령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카드 결제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카드 결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도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자제하는 것은 수익성 한계 때문이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 중심으로 사용처가 제한되면서 적용 수수료율이 0.40~1.45% 수준에 머무는 사실상 원가 수준에 그치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버 운영과 시스템 구축 비용까지 더해지면 카드사들이 실질적인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책성 자금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대한 부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금융당국이 과도한 마케팅 자제를 요청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업계 전반에 신중한 대응 기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당시 주요 카드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약 8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책 지원금 사업은 수익 창출보다는 결제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의미가 크다”며 “최근 조달 비용과 대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별도의 마케팅까지 확대할 유인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신한·KB국민·현대카드 등 대형 카드사 4곳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44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하는 등 업황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중금리대출 확대 요구까지 겹치며 수익성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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