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부위 노출까지 강요한 ‘아동 알몸 수색’… “흑인이 백인보다 8배 높아”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6-04-27 13:34
입력 2026-04-27 13:27
英아동위, 아동 알몸 수색 실태 발표
“흑인 아동에 대한 편견…용인 못해”
백인과 흑인이 손을 이용해 서로를 지탱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모습을 표현한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123RF


생리 중인 15세 흑인 여학생을 상대로 영국 경찰이 은밀한 부위 노출까지 강요해 논란이 된 알몸 수색(strip search) 이후 영국 아동위원회가 벌이는 조사에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흑인 아동은 백인 아동에 비해 경찰에 의한 알몸 수색을 당할 가능성이 8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23일(현지시간) BBC 등 보도에 따르면 아동위원회는 2024년 잉글랜드·웨일스에서 아동 상대 알몸 수색이 377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동위원회의 레이첼 드 소우자 위원은 이는 2020년 854건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감소한 수치라면서도 “여전히 아동 알몸 수색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여전히 일부 알몸 수색은 공개된 장소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 사이 공개 장소에서의 아동 알몸 수색은 26건이 행해진 것으로 기록됐다.

또 ‘적절한 성인’(보호자 또는 담당자)과 함께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아동 알몸 수색도 22건이 있었다.



인종별 불균형 역시 뚜렷했다. 2021년 인구 조사 기준 10~17세 인구 중 흑인은 6%에 불과했지만, 알몸 수색을 당한 아동 중 흑인은 35%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백인 및 아시아계 아동은 공권력 사용의 대상이 되는 비율이 낮지만, 흑인 아동은 다른 인종에 비해 공권력 사용의 대상이 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흑인 아동이 검문 검색 과정에서 경찰의 강제 수사를 당할 가능성 역시 백인 아동에 비해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드 소우자 위원은 “흑인 아동의 경우 단순히 체격이나 몸무게 때문에 경찰관들의 강제력 사용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흑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경찰력이 강제되는 현실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동위원회의 아동 알몸 수색 관련 조사는 2020년 12월 이스트런던 해크니의 한 학교에서 15세 소녀가 대마초 소지 의심을 받고 적절한 성인이 함께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알몸 수색을 당한 이후 시작됐다. 소녀는 당시 ‘강한 대마초 향이 난다’는 학교 관계자의 신고로 조사를 받았으나 대마초 혐의는 결국 입증되지 않아 무혐의 처리됐으며, 이에 인종차별 항의 여론이 인 바 있다.

15세 소녀 알몸 수색 사건을 맡았던 런던 경시청은 이후 담당 경찰관들의 행동에 대해 “유감스럽고, 일어나서는 안 됐던 일”이라고 사과했다. 알몸 수색에 관여했던 경찰관 두 명은 중대 비위 혐의로 즉시 해임됐고, 다른 한 명은 서면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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