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번 가봤으면”…시한부 어머니에게 ‘잊지 못할’ 한달살이 선물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4-27 14:29
입력 2026-04-27 11:30
담관암 4기 판정 어머니 생애 첫 제주여행
국민신문고에 올린 딸 사연에 제주관광공사 응답
남원 동백마을에서의 한달살이 추억쌓기 선물
감동한 어머니 “진정한 쉼·힐링…행복한 시간”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일지도 모르는 생애 첫 제주 여행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제주관광공사는 올해 초 국민신문고에 올린 이같은 사연에 응답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어머니에게 평생 꿈이던 제주 여행을 선물하고 싶다는 딸의 간절한 소망이었다.
딸 박수아(39) 씨는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한 번도 제주에 와보지 못하셨다.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만 하시다 큰 병을 얻으셨다”며 마지막 소원을 이루게 해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어머니 이용숙(60) 씨는 담관암 4기 진단 뒤 치료를 이어왔지만, 끝내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병원의 통보를 받았다.
제주관광공사는 가슴아픈 사연을 지나칠 수 없었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에 위치한 카름스테이(작은 마을에 머물다는 의미)의 공간 ‘동백언우재’를 한 달 동안 가족에게 내어주었다. 삶의 마지막 한페이지에 가장 따뜻한 추억을 쌓을 공간을 선물한 셈이다.
제주의 봄은 그렇게 한 가족을 품었다. 3월 29일부터 4월 25일까지, 다섯 식구는 제주에 머물렀다. 바람이 스치는 바닷가를 함께 걷고, 투명한 모래사장을 함께 밟으며 웃음을 나눴다. 특별한 일정이 아니어도 괜찮았다.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순간이 여행이 되었기 때문이다.
동백마을 주민들과 나눈 소박한 인사와 교감, 함께 고사리를 캐며 보낸 시간들 또한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이 씨는 “제주에서 보낸 한 달은 제 인생에서 가장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오롯이 함께하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마음들을 나눌 수 있었고, 서로에 대한 유대도 더 깊어졌다. 무엇보다 자연 속에서 조용히 머물며 진정한 쉼과 힐링을 느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딸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박씨는 “어머니께서 평생 한 번도 오지 못했던 제주에서, 가족과 함께한 이 한 달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었다”며 “따뜻하게 맞아주신 마을 주민들과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제주관광공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카름스테이(작은 마을에 머물다는 의미)는 제주의 마을과 사람, 그리고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의 삶에 스며드는 여행이다. 대표적인 마을관광 명소인 서귀포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은 지난 2023년 유엔 세계관광기구가 인증한 최우수 관광마을로서 공동체 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다. 이번 사연으로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카름스테이는 지역과 관광객이 상생하는 모델인 동시에, 이번 사례처럼 관광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공사는 앞으로도 관광을 기반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지방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행은 끝났지만, 그들이 함께 한 추억은 끝나지 않았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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