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세워주세요” 오토바이 ‘마약 질주’에 교차로서 뛰어내린 태국 여고생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4-27 05:57
입력 2026-04-27 05:57
태국 방콕의 오토바이 택시.(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이미지) 123rf


태국에서 한 여고생이 오토바이 택시를 탔다가 마약에 취한 운전기사의 난폭운전에 뛰어내려 탈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타이 채널8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수도 방콕의 농카엠 지역에서 벌어졌다.


여고생 A양은 이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택시 앱을 통해 오토바이 택시를 호출했다. 태국 현지에서는 일반 승용차 외에 오토바이도 택시 영업을 할 수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기사 B(22)씨는 잠깐 주유소에 들르겠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황당했다. 주유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향정신성약물인 크라톰을 보충하겠다는 것이었다.

크라톰은 동남아시아 열대 우림 지역에서 자생하는 열대 상록수 미트라지나 스페시오사, 또는 이 식물에서 추출되는 물질을 가리킨다. 통증이나 불안감, 우울증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간요법으로 쓰인 물질인데, 펜타닐과 같은 아편유사작용제(오피오이드)로 사실상 마약 대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주유소에 들러 향정신성약물인 크라톰 음료를 보충하는 오토바이 택시 기사. 페이스북 캡처


실제로 B씨는 오토바이를 세우고 물병에 크라톰 음료를 채운 뒤 다시 출발했다. A양은 만일에 대비해 이 장면을 카메라로 찍어 두고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일단 다시 오토바이에 탔다.

이때부터 오토바이는 공포의 질주를 시작했다. 과속은 물론 급커브를 도는 등 위험한 곡예 운전을 서슴지 않았고, 심지어 목적지인 A양의 집을 지나쳐 어디론가 계속 향했다.

A양은 B씨에게 “제발 오토바이를 멈추고 목적지로 돌아가 달라”고 애원했으나 B씨는 질주를 계속했다.

A양이 욕을 하며 카메라로 촬영까지 했으나 B씨는 오히려 A양을 때리기까지 했다.

마약음료인 크라톰을 마신 채 질주하는 오토바이 기사가 내려달라는 여고생을 때리는 모습. 페이스북 캡처


결국 어느 교차로에 다다라 오토바이가 좌회전을 하기 위해 잠깐 속도를 줄였을 때 A양은 오토바이에서 뛰어내려 위험한 질주에서 가까스로 탈출할 수 있었다.

인근을 지나던 한 차량 블랙박스에 A양이 뛰어내리는 순간이 찍혔는데, 당시 목격자들이 A양을 구하러 달려가는 와중에도 B씨는 A양의 상태를 확인하러 돌아오기는커녕 그대로 현장에서 이탈해 도주했다.

마약음료인 크라톰을 마신 채 질주하는 오토바이에서 뛰어내리는 여고생. 유튜브 캡처


A양은 이마에 타박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해 B씨를 체포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앱에서 손님의 목적지가 도중에 바뀌었다”면서 “바뀐 목적지대로 가야 하는지 물었는데도 손님이 답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오토바이에서 뛰어내린 뒤 왜 돌아가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묻는 질문엔 “차량들이 뒤따라오고 있어서 돌아가지 않았다”고 궁색한 진술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아버지의 운전면허증을 등록해 운전을 했으며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털어놨다. 오토바이 역시 아버지 명의로 등록돼 있었다.

마약 사용과 관련해서는 크라톰과 마리화나를 투약한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일단 B씨를 불법감금, 상해, 교통법규 위반(차량 부적절 사용) 혐의로 입건했다. 또 B씨에 대해 마약 검사를 통해 실제 마약이 검출될 경우 관련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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