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착취 피해 절반이 ‘중학생’… 온라인 덫에 걸린 아이들

이현정 기자
수정 2026-04-26 16:09
입력 2026-04-26 13:41
피해자 46%가 14~16세…연령 하향화 뚜렷
채팅앱·SNS 등 온라인 경로 83% 육박
지원은 늘었지만…플랫폼 규제는 미흡
지난해 성 착취 피해로 정부 지원을 받은 아동·청소년 2명 중 1명은 중학생 나이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채팅앱과 소셜미디어(SNS)가 성 착취의 주된 경로로 이용되면서 판단력이 미성숙한 어린 층을 겨냥한 범죄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26일 발간한 ‘2025년 성 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지원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한 피해 아동·청소년은 1226명으로 집계됐다.
나이별로 보면 만 14~16세(중학생 나이대)가 567명(46.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7~18세 403명(32.9%), 19세 이상 165명(13.5%), 10~13세 초등학생 나이대도 62명(5.1%)에 달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1209명(98.6%)으로 압도적이었다.
피해 아동들이 성 착취의 덫에 걸려든 통로는 단연 온라인이었다. 피해 경로를 분석한 결과 채팅앱(539명·44.0%)과 SNS(474명·38.7%)를 합친 비율이 82.7%였다. 익명성과 접근성이 결합한 온라인 환경이 사실상 주요 유인 통로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피해 유형(복수 응답)은 조건만남이 942건(37.9%)으로 가장 빈번했으며 폭행·갈취(289건·11.6%), 디지털 성범죄(280건·11.3%), 길들이기(그루밍·206건·8.3%) 순이었다. 가해자들이 온라인에서 아이들을 길들인 뒤 폭력과 영상을 매개로 착취를 지속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원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제공된 통합 지원 서비스 2만 7419건 가운데 상담이 62.0%로 가장 많았고 법률 지원(15.0%)과 의료지원(7.5%)이 뒤를 이었다. 구조 이후에도 장기간 회복과 대응이 필요한 피해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사후 지원 확대가 범죄의 온상인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원센터가 지난해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가해 의심 사례 3551건을 경찰 등에 신고했는데도 익명성 뒤에 숨은 온라인 성 착취 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온라인을 통한 성 착취 노출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맞춤형 통합 지원과 함께 온라인 환경 모니터링 등 사전 예방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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