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협상파·강경파 내홍에 종전 담판 불확실성 커져”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4-25 18:05
입력 2026-04-25 18:05
한 이란 여성이 6일 수도 테헤레안에서 국기를 높이 들고 있다. 테헤란 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이란 내 강경파와 협상파 간 내홍이 극심해지면서 종전 협상이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내부적으로 통일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구전략으로 추진하는 협상을 통한 승리 굳히기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 지도부는 최근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어디까지 양보할지를 두고 내부 분열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쟁점은 미국의 일관된 요구 사항인 ‘우라늄 농축 중단’이다. 미국은 1차 협상 당시 이란에 20년 이상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란 내 강경파들은 핵 주권을 강조하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강경파들은 미국과의 협상에 임한 온건파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1차 협상 당시 이란 대표단에 참가했던 초강경파 마흐무드 나바비안 의원은 최근 이란 관영 뉴스통신사 ‘학생뉴스네트워크’(SNN)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 핵 문제를 협상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됐다”고 비난했다. 강경파의 수장인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역시 ‘지나친 타협’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특히 최고지도자의 부재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심하게 다쳐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에 강경·온건파 사이에 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란의 내홍이 이어지면서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은 성사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앞서 미국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중재 총력전 속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역시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다만 이란 국영 언론은 미국과의 협상 예정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을 종전협상에 끌어내기 위해 전방위적인 자금줄 조이기에 나섰다. 특히 협상에서 미국 요구를 최대한 수용토록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미 재무부와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의 정유 대기업 헝리그룹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헝리그룹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산 석유를 구입하는 ‘최대 고객’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헝리는 중국 동북 지역 항구도시 다롄에 보유한 정유시설을 통해 하루 약 40만 배럴의 원유 처리 역량을 구축하고 있어, ‘티팟’(teapot)으로 불리는 중국 내 개별 정유사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재무부는 제재를 피해 이란산 석유를 운반하는 ‘그림자 선단’을 운영하는 약 40개 해운사 및 선박들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제재 대상 회사와 선박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재산상 이익도 차단된다.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 그리고 이들과 자금·물품·서비스를 거래하는 기관에도 제재가 부과된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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