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험지’ 도봉 김재섭의 6·3 서울 대첩 [주간 여의도 Who?]

손지은 기자
손지은 기자
수정 2026-04-24 19:36
입력 2026-04-24 19:34

6·3 지방선거 서울 선거 ‘키맨’
‘명픽’ 정원오 전방위 검증
민주당, 22대 국회 50번째 징계안
서울시장 선거-장동혁 분리 전략도
‘극한 험지’ 도봉, 재수 끝 생환
‘헬스장 먹튀’ 봉쇄·창동 역사 준공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국정감사 질의하는 김재섭 의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2025년 10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재섭(초선·서울 도봉갑) 국민의힘 의원이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한복판에 섰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과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결이지만 김 의원도 ‘서울 사수’ 선봉을 자처했다.


김 의원은 24일에도 정 후보와 맞붙었다. 정 후보는 지난 22일 유튜브 계정에 올린 ‘정원오가 간다, 찾아가는 서울 인(人)터뷰’에서 “도로를 넓히는 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데, 넓혀도 차가 늘면 똑같다. 공급을 줄이면 도로를 넓힐 이유가 없다. 저는 수요와 공급이 있다면 아예 공급을 줄여버리면 도로를 넓힐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교통체증 해법으로 자동차 공급을 줄이자는 주장은 난생처음 보는 초식”이라며 “정원오 후보 정말 대단하다. 이 발상대로라면 서울 집값을 쉽게 잡을 수 있다. 서울에 집을 다 없애면 되니까”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정 후보 측은 “당시 발언은 유연근무제를 확대해 ‘차량 통행’ 수요를 분산시키자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또 “김 의원이 의도적으로 내용을 비틀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정 후보에게 주목한 건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당시 서울 성동구청장이던 그를 ‘샤라웃’ 하면서부터다. 이후 정 후보는 ‘명픽’으로 불렸고 민주당 경선에서 최종 승리했다.



기자회견하는 김재섭 의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3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성동구청장 재직시 ‘공무국외출장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 후보의 농지법 위반 의혹, 구청장 재직 당시 성동구 내 폐기물 업체 유착 및 수의계약 특혜 의혹, 멕시코 칸쿤 출장 후 서류 조작 의혹 제기도 김 의원이 앞장섰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정 후보의 여론조사 왜곡 공표 의혹은 직접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정 후보를 향해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유포해 국회의원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국회 윤리위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50번째 국회의원 징계안이다. 김 의원은 자신의 윤리위 제소 직후 페이스북에 “칸쿤의 개가 짖어도 서울행 열차는 달립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정 후보 측도 이미 법적 조치에 나섰다.

정계 입문 후 거친 정치와는 거리를 뒀던 김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의 이른바 ‘네거티브 원톱’으로 나선 이유도 있다. 그는 서울신문에 “대통령 한마디로 전혀 준비가 안 된 사람이 하루아침에 930만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며 “정치적 페널티를 감수하더라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한 라디오 출연에서는 “불법 리딩방의 작전주”라는 표현도 썼다.

오세훈 국힘 서울시장 후보, 청년 정치인들과 티타임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트럴파크에서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 김재섭 의원 등 청년 정치인들과 오찬한 뒤 티타임을 갖고 있다. 서울시 제공


보수 정당 ‘극한의 험지’ 도봉갑에서 재수 끝에 당선된 만큼 그에게 서울은 반드시 지켜야 할 생존 구역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역대급으로 참패한 22대 총선에서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과 함께 유일하게 험지에서 당선됐다. 도봉갑은 민주화 운동의 대부 고(故) 김근태 의장이 3선, 김 의장의 부인이자 인권운동의 대모인 인재근 전 의원이 재선 지낸 곳이다.

21대 총선 낙선 후 유일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의원으로 22대 국회에 입성한 그를 여야 원로 모두가 눈여겨봤다. 민주당의 한 원로는 김 의원을 만나 “도낳스!”라며 ‘도봉이 낳은 스타’라는 그의 자칭 브랜드를 먼저 거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 간판이 아닌 ‘김재섭’으로 험지에서 생존한 만큼 당내 문제에 누구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의견을 낸다. 장동혁 지도부의 퇴진을 일찌감치 요구했고, 이번 지방선거는 장 대표를 지우고 서울 선거를 치르는 게 목표다. 지난 18일 오 시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후 곧바로 김 의원과 마포구 연남동에서 ‘간짜장 점심’을 함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투표하는 김재섭 의원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2024년 12월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창동민자역사 준공,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서울아레나, 지난해 문을 연 서울시립사진미술관, 31억원 예산을 확보한 창동역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 도봉에서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헬스장 먹튀’를 막고 무자격자의 트레이닝을 금지하는 체육시설법은 미완성이다. 그가 대표의원을 맡아 당사자들이 저출산 문제의 정치적 해법을 찾자며 결성한 ‘2040 순풍(順風)포럼’도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다음 총선에서 그의 도봉갑을 포함해 서울 의석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한국갤럽, 21~23일,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국민의힘 서울 지역 지지율은 18%였다.



손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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