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쿠팡 투자사 간 ISDS, 90일 사전협상기간 종료…“수년 동안 제기 안 되는 사건도 많아”

서진솔 기자
서진솔 기자
수정 2026-04-24 14:31
입력 2026-04-24 14:30

쿠팡 투자사들, 정부가 차별 대우했다고 반발
중재의향서 제출 후 90일 의무 협상 종료
“냉각기간 끝나도 ISDS는 선택 사항”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서울신문 DB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에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접수한 후 냉각기간(의무 협상 기간)이 종료됐다. 11번째 ISDS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선 쿠팡에 행정처분이 내려지지 않은 단계라 섣불리 ISDS에 착수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쿠팡 주주인 그린옥스, 알티미터 등과의 의무 협상 기간에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쿠팡 투자자들은 지난 1월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ISDS 중재의향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중재의향서 접수는 청구인이 중재 제기 의사를 밝히는 절차다. 이후 90일 동안 협상을 진행하는데 지난 22일 냉각기간이 끝나 청구인이 중재 제기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월 또 다른 주주인 폭스헤이븐, 듀러블, 에이브럼스도 의향서를 냈다.


쿠팡 투자자들은 지난해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뒤 한국 정부의 과도한 조사와 제재로 주가 하락 등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경찰청 등 범부처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진 게 정부의 차별적 대우라며 반발한 것이다.

다만 협상은 계속될 예정이다. 냉각기간은 각국 정부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중재의향서를 받자마자 ISDS가 제기되면 정부가 소송전의 굴레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90일 동안 합의를 우선으로 협상하라는 게 해당 제도의 취지다.

법무부는 국내 자문 로펌에 피터앤김, 국외 협업 로펌에 아놀드앤포터를 선정해 쿠팡 투자자들과 협상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90일은 합의하기에 짧은 기간이라 그 안에 완료하는 건 애초 쉽지 않은 과제였다”며 “계속 협상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행정처분을 하지 않지 않은 가운데 쿠팡 투자자들이 패소의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국제중재를 제기하긴 어려울 거라고 분석한다.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을 지낸 정홍식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ISDS는 쿠팡 투자자들의 판단이지만 실질적인 처분이 없어 패소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냉각기간이 끝났어도 ISDS는 선택 사항이다. 중재의향서만 접수하고 수년 동안 묶어놓는 사건들도 꽤 많아 언제 착수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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