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막차’ 사재기 기승…“가격 3배 오르기 전에 쟁여야죠”
김임훈 기자
수정 2026-04-23 15:46
입력 2026-04-23 15:46
24일 온라인 판매 막혀…매장 시연도 마지막
부담금 2년간 절반…이전 제조분은 대상 아냐
액상 가격 상승에 ‘궐련형’ 수요 이동 가능성
“100만원은 썼네요. 가격이 2~3배나 오른다던데 서둘러야죠.”
서울 강서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34)씨는 오는 24일부터 액상형 전자담배 가격이 인상된다는 소식에 니코틴 액상 2년 치를 미리 구매했다. 그는 “6개월 지나면 맛이 변할 수 있지만 가격이 오르는 것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다”고 말했다.
24일부터 개정 담배사업법의 시행으로 액상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로 분류되면서 니코틴 용액 1㎖당 1799원의 세금·부담금이 부과된다. 이에 따라 통상 2만~3만원에 형성되던 니코틴 액상 30㎖ 제품 가격은 7만~8만원대로 치솟을 전망이다.
니코틴 액상이 들어간 전자담배 제품의 온라인 판매도 불가능해진다. 이에 온라인 매장들은 23일 웹사이트 전면에 ‘마지막 1일’ 문구를 게시하고 제품을 10% 할인하는 등 대대적인 재고 방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년 치 액상을 미리 구매해 이른바 ‘방주’를 만들었다는 인증 글과 사진이 쇄도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사재기’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구로구의 한 매장 직원은 “가격 인상 소식 이후 매출이 2배 가까이 뛰었고, 10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도 한 주에 2~3명은 있었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한 매장 주인은 “매장 내에서 전자담배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담배로 분류되면 금연구역에서 피우는 것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다만 24일을 기점으로 니코틴 액상 전자담배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것은 아니다. 재정경제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당 1799원에 달하는 5종의 제세부담금 중 4종을 2년간 절반으로 감면한다. 또 니코틴 액상 포함 제품 23일 제조분까지는 기존 세율이 적용된다.
가격 상승으로 전자담배 사용률이 줄어들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질병관리청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전자담배 사용률은 9.3%로, 지난해보다 0.6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일반 담배 흡연율은 17.9%로 작년보다 1.00%포인트 감소하며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자담배 수요가 궐련형 전자담배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용뿐 아니라 건강상의 이유로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다수”라며 “가격이 그대로면서 상대적으로 덜 위해한 궐련형 전자담배로 수요가 이동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위해도가 더 높은 연초로 수요가 급격히 쏠릴 확률은 낮다”고 내다봤다.
김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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