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변호하면서 욕설 온몸으로 감당”…국힘 ‘공천 재검토’ 홍덕희의 해명

김소라 기자
수정 2026-04-23 10:08
입력 2026-04-23 10:08
‘계곡 살인’ 이은해 변호 둘러싼 논란에
국힘 서울시당, 홍덕희 변호사 공천 재검토
“변호사가 짊어져야 할 책임 진 것” 반발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6·3 지방선거 서울 구로구청장 후보로 공천한 홍덕희 변호사에 대해 ‘계곡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은해를 변호한 것을 이유로 ‘공천 재검토’를 밝힌 가운데, 홍 변호사가 “변호사로서 누군가는 해야 했던 책임을 진 것”이라며 반발했다.
23일 정계에 따르면 홍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세상 모두가 그 사람을 향해 돌을 던지고 비난할지라도, 피고인의 말을 들어줄 세상에 남은 ‘마지막 한 사람’은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헌법으로 보장하는 변호인의 존재 이유이자 공적 사명”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변호사는 “장애인인 이은해의 아버지는 딸의 변호인을 구하기 위해 2주 동안 휠체어를 타고 서초동 법조타운을 해맸지만 모든 변호사들이 손사래를 쳤다”면서 “아무도 만나주지 않는 냉대 속에서 돌고 돌아 제 사무실까지 찾아오신 아버지를 통해 전해 들은 사건의 내용은 법률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어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 당사자를 만나 변소를 들어봤다. 그보다 더 놀랍고 참담했던 것은,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아무도 그 주장을 변호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늦은 나이에 변호사가 된 만큼 변호인으로서 소명을 외면하고 비겁한 변호사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아버지가 부탁…사비 써가며 변론”
“헌법이 보장하는 변호인의 공적 사명”홍 변호사는 “1심부터 3심까지, 그 고단했던 과정 속에서 저는 법정 안팎과 거리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욕설과 원색적인 비난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다”면서 “두렵고 외로웠지만, 변호인으로서 오롯이 제 역할을 끝까지 수행해 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변호는 무료로 진행했으며, 사비 수천만원을 썼다고 덧붙였다.
홍 변호사는 “화려하고 폼 나는 공적 사명을 수행한 사람만이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인가. 손가락질받고 가장 폼 안 나는,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만 했던 법치주의의 십자가를 짊어진 사람은 정치를 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남들이 피하는 어려운 책임도 감당해 본 사람이 공적 임무의 무게를 더 잘 안다고 믿는다”며 “가장 피하고 싶은 순간에도 도망치지 않았던 그 뚝심으로 구로구민 여러분의 곁을 끝까지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서울시당 공천위원회는 지난 19일 홍 변호사를 구로구청장 후보로 공천했으나, 홍 변호사의 이은해 변호 이력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자 21일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사건과 관련된 일인 만큼 후보 자격의 적절성에 대해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홍 변호사 선거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흉악범이라도 최소한의 변호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법치주의 소신으로 공익적 무료 변론을 맡은 것”이라며 “법정에서 흉악범을 대신해 변론했다고 해서 변호인이 흉악범과 같은 생각과 입장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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