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피어도, 늦게 피어도, 햇살은 온다”... 양경석 첫 시집 출간
수정 2026-04-22 17:30
입력 2026-04-22 17:27
첫 시집으로 건네는 설렘과 삶의 서사 그리고 긴 여운들
시집 『홀로 피어도, 늦게 피어도 햇살은 온다』는 봄과 희망의 정서를 지나 삶의 회고와 성찰, 가족의 사랑과 고향 바다의 기억, 그리고 청년 시절의 방황과 열병 같은 시간을 한 권에 담아낸 작품이다.
첫 시집은 대개 한 사람의 문학적 출발을 뜻한다. 그러나 이 시집은 조금 다르다. 이 책은 단지 ‘처음’이 아니라 청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낸 시간 끝에 비로소 도달한, 어찌 보면 하나의 매듭으로 정리된 시작이면서 도착인 셈이다. 시인은 늦은 나이에 등단해 처음 내는 시집이라 설렘과 희망의 메시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본인과 타인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나름의 공감과 위로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작가의 시는 대부분 쉬운 글로 쓰여 있어 가볍게 읽을 수 있으나 생각의 여운이 있어 때로는 묵직한 울림도 느껴진다. 본인이 겪은 이야기는 물론 가까운 지인들의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관심 있게 지켜보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시집 『홀로 피어도, 늦게 피어도 햇살은 온다』는 봄의 설렘으로 시작한다. 이어 삶의 회고와 성찰, 가족의 사랑과 고향 바다의 기억, 그리고 청년 시절의 방황과 열병 같은 시간들을 때로는 순서대로, 동시에 역순으로 꾸밈없이 보여준다. 누구나 정도 차이는 있지만 지나온 날들은 아차 싶었던 일들과 대견했던 일들이 계속 반복되는 삶이다. 작가는 그러한 패턴은 남은 날도 여전히 그럴 수 있기에 감정의 순서는 시간순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 시집은 크게 네 개로 구성됐다.
1부 「두근두근 봄」은 봄비, 목련꽃, 희망과 새봄의 정서 속에서 인생 후반에도 여전히 찾아오는 설렘과 회복의 가능성을 그리고 있다.
2부 「사람이니까, 우왕좌왕해도」는 누구나 겪었을 만한 개인적 회한과 성찰을 통해 세상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잔잔하게 풀어간다. 즉 삶의 매듭과 책임, 그 과정에 필연적으로 경험하는 흔들림조차 삶의 일부임을 조용히 전한다.
3부 「등대가 비추는 곳에, 가족사진이 놓여 있어」에는 가족의 사랑, 어머니의 체온,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고향인 속초의 기억을 통해 잊고 살았던 감정을 복원시켜 독자들에게 깊은 정서의 바다를 경험하게 해준다.
마지막 4부 「경석이, 살아내는 나에게」는 청년 시절의 습작에 가까운 날것의 시들을 모은 장으로 군대와 방황, 사랑과 허무, 그리고 젊은 날의 상처를 미화 없이 담아냈다. 특히 일찍 하늘의 별이 된 대학 친구가 남긴 시「경석이」로 4부를 시작해 불안에 기반한 젊은 날의 열병과 문학적 첫 떨림을 고스란히 되살린다.
작가는 참으로 많은 직업을 경험한 시인이다. 대기업, 방송 PD, 공무원, 정치권, 사회복지 강사, 금융기관, 시민단체 등 얼핏 보기에는 ‘이 모든 직업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문도 들게 한다. 하지만 시인은 이러한 다양한 분야의 경험은 스스로 선택했다기보다 사업 실패 후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쓸 수밖에 없었던 단순한 생존기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러한 다양하고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마주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본인의 삶을 돌아보고 타인인 이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전한다. 아울러 이러한 경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을 알게 되어 시를 통해 이를 나누고자 한다. 특히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은퇴 걱정이 많은 사람들, 어느덧 사회에서 밀려난 그 이상의 선배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나누고 싶으며 이를 통해 작은 응원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고 밝혔다. 시집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고만고만한 일상을 꾸려온 사람만이 드러낼 수 있는 체온의 언어로 구성됐다. 따라서 상실과 회복, 그리움과 희망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득 담고 있다.
또한 이 시집의 가장 주된 메시지는 늦음과 흔들림을 실패가 아니라 하나의 생애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홀로 피어도’, ‘늦게 피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이 책은 더 빨리 피지 못한 삶을 다그치지 않는다. 대신 인생의 각 계절을 지나온 독자들에게 “햇살은 온다. 지금도, 늦게라도, 당신에게”라고 말한다.
이 시집은 재고 도서의 부담을 덜고 친환경 개념을 더해 교보문고가 진행하는 주문 후 출간(POD, Publish On Demand) 방식으로 제작되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탈북 청년 화가인 안충국 작가가 표지 및 삽화를 협업했기에 판매 수익의 일부를 북한이탈주민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쓰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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