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공수처 갈등 빚던 ‘감사원 뇌물 사건’ 결국 불기소

하종민 기자
수정 2026-04-22 10:30
입력 2026-04-22 10:30

2021년 사건 접수하고 2026년 4월 최종 불기소
검찰·공수처 사건 ‘핑퐁’에 12.9억 뇌물 혐의 못밝혀
검찰 “향후 제도 논의 과정에서 논의와 검토 필요”

서울중앙지검 전경. 홍윤기 기자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보완수사 문제로 대립하던 감사원 고위공무원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이 결국 대부분 불기소 처분됐다.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검찰은 “보완수사요구와 보완수사 모두 불가능한 상황에서 불기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정재신)는 22일 감사원 전 부이사관 김모(54)씨의 12억 9000만원 상당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6월 뇌물수수 중 2억 9000만원에 대해서는 불구소 기소했다.


김씨는 감사원 재직 시절인 2014년부터 19회에 걸쳐 총 15억 8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담당하는 피감기관에 감사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피감기관 공사를 수주한 민간 건설사들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전기공사업체에 전기공사를 주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법인자금 13억 2580만원을 주식투자, 생활비, 부동산·차량 구입 등 사적으로 사용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의혹도 받았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21년 10월 감사원의 수사 요청으로 공수처에서 수사를 개시했다. 공수처는 2023년 11월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상당수의 공사 부분에 있어 피의자 개입을 인정할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고, 뇌물액수 산정에 관해 사실적·법률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공수처는 같은 달 24일 해당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사건을 이첩받은 검찰은 2024년 1월 12일 공수처에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보완수사요구권을 행사하려 했지만, 공수처는 ‘보완수사요구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사건을 이첩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앙지검은 직접 보완수사를 위해 지난해 5월 압수·통신영장을 청구했지만, 이마저도 법원에서 기각했다. 법원은 ‘검사에게 공수처 사건의 추가 수사권을 부여하는 법령상 근거가 없다’며 검사의 보완수사권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검찰과 공수처는 사건 처리 해결을 위해 협의했지만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했고, 결국 검찰이 공소시효 만료 직전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본 건은 보완수사요구권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고, 검찰 자체의 보완수사권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가 여실히 드러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공수처에 요청한 보완수사요구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직접 보완수사를 위한 영장 청구는 법원에서 기각됐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이어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중수청, 경찰과의 관계에서도 검사의 보완수사 및 보완수사요구권이 실효적으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이번과 같은 사례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제도 설계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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