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대출 카드론 43조 ‘역대 최대’

김예슬 기자
수정 2026-04-22 01:05
입력 2026-04-22 01:05
은행권 막히자 2금융권 ‘쏠림’
불황·고물가로 자금 수요 늘어
카드론 잔액이 43조원에 육박하며 3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권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차주들이 카드사로 이동하면서 2금융권으로의 자금 쏠림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겹치며 단기 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삼성·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 등 9개 카드사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 99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42조 9021억원)보다 920억원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2월 기록한 종전 최대치(42조 9888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1월(42조 5850억원), 2월(42조 9021억원)에 이어 3개월째 증가세다.
통상 분기 말에는 카드사들이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상각(회수 가능성이 낮아 회계상 손실처리)을 확대하면서 잔액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상각에도 카드론 잔액이 증가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이를 신규 취급이 이어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은행권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일부 차주가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카드론으로 이동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일부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의 영업 전략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초에는 연간 대출 총량 목표 대비 여력이 있어 카드론 취급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출 상품 비중이 커지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현금서비스 잔액이 6조 2880억원으로 전월보다 약 4.5% 증가했다. 반면 대환대출 잔액은 1조 4947억원,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 6725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현금서비스가 늘고 대환대출과 리볼빙이 줄면서 단기 자금 수요가 커진 흐름도 감지된다. 업계에서는 카드론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예슬 기자
2026-04-22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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