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중인 아내 동의로 정신병원 강제 입원당했다”…인권위 판단은?

하승연 기자
수정 2026-04-21 13:41
입력 2026-04-21 13:41

‘존속폭행’ 송치된 아들이 낸 서류로 강제입원
인권위 “신체의 자유 침해”…퇴원 조치 권고

이혼 관련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보호의무자가 아닌 가족들이 제출한 서류만 확인하고 시민을 정신의료기관에 강제 입원시키는 것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1월 A정신의료기관에 보호 입원 된 B씨 측은 부적격한 보호의무자의 동의로 강제 입원당한 것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B씨는 배우자와 아들의 동의에 따라 지난 1월 24일부터 3월까지 A병원에 입원했다.

B씨의 아들은 지난 1월 24일 B씨에 대해 응급환자 이송 요청을 하고 A병원에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 증빙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인권위 조사 결과, B씨의 아들은 지난해 11월 B씨에 대한 존속폭행을 이유로 법원의 접근 금지 명령 처분을 받았고 검찰에 해당 사건이 송치된 상태였다.



또한 B씨의 배우자는 아들이 송치된 12월 초 B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접수했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3조 제1항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명 이상이 신청한 경우로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경우에만 해당 정신질환자를 입원 등을 시킬 수 있다’고 규정한다.

문제는 이때 정신질환자를 상대로 한 소송을 진행 중이거나, 소송한 사실이 있었던 사람은 보호의무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인권위는 “정신질환자와 소송 중인 사람은 보호의무자가 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음에도 병원 측은 이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입원 조치를 했다”며 “이는 정신건강복지법 위반이자 헌법이 보장하는 피해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병원장에게 B씨의 퇴원 심사를 위한 조치를 진행하고, 전 직원을 상대로 입원 요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A병원은 B씨 측의 진정과 관련해 담당 주치의 및 타 병원 정신과 전문의의 2차 진단 결과 입원 치료의 필요성 의견이 일치했고, 입원 절차를 위반하거나 피해자를 부당하게 강제로 입원시킨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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