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유가 충격에… IB들 “美 금리인하 9월까지 없을 것”

김예슬 기자
수정 2026-04-21 11:46
입력 2026-04-21 11:46
에너지발 물가 자극에 관망 기조 강화
인하 시작·종료 시점 모두 뒤로 밀려중동 지역발 에너지 가격 불안이 미국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 분위기가 약화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신중한 관망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1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이 올해 9월쯤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부분 IB는 금리 인하 예상 횟수 자체는 유지하면서도 인하 개시 시점과 종료 시점을 전반적으로 뒤로 늦추는 방향으로 전망을 조정했다.
기관별로 보면 금리 인하 경로의 후행화가 뚜렷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당초 7월까지 두 차례 인하를 예상했으나 이번에는 인하 종료 시점을 10월로 늦췄다. 씨티와 노무라, 웰스파고도 인하 종료 시점을 기존 9월에서 12월로 연기했다. TD는 인하 횟수 전망을 3회에서 2회로 낮췄고, JP모건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지난해 12월로 이미 종료됐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바클레이즈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는 연내 2회, 도이치뱅크는 1회의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시장 기대도 이에 맞춰 조정되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정책금리 기대치는 2월 3.25%에서 3월 3.50%, 4월 3.62%로 상승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수준이 점차 높아지는 흐름이다.
이 같은 전망 변화의 배경에는 중동발 에너지 공급 충격이 자리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물가 지표에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해 상승폭이 확대됐고,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8.9% 급등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3.8%로 전월(3.4%)보다 상승했다.
한은은 “에너지 공급 충격의 여파가 향후 물가 지표에 반영될 수 있는 만큼 연준이 당분간 신중한 관망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물가 상승 압력이 여타 품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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