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어도 장은 알고 있다”…장내 미생물로 파킨슨병 예측 [사이언스 브런치]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4-21 14:00
입력 2026-04-21 14:00


파킨슨병은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운동 및 비운동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이들 증상은 신경세포 손실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과학자들은 파킨슨병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발병 가능성을 예측해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제 공동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의 변화를 통해 파킨슨병 발병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정밀의학회 제공


이런 상황에서 영국 런던대(UCL) 퀸 스퀘어 신경학 연구소, 간·소화 건강 연구소, 킹스 칼리지 런던, 미국 파킨슨병 관련 과학 통합(ASAP) 공동 연구 네트워크, 프랑스 파리-샤클레대, 낭트대, 이탈리아 파비아대, 튀르키예 이스탄불 메디폴대 공동 연구팀은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GBA1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장내 미생물 종의 약 4분의1에서 구성 변화가 나타나며 이를 통해 파킨슨병 발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의학’ 4월 21일자에 실렸다.

최근 파킨슨병 환자뿐 아니라 진단 전 증상이 선행되는 전구 단계에서도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이런 변화가 실제로 파킨슨병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영국과 이탈리아 참가자를 대상으로 파킨슨병 환자 271명, 증상 발현이 되지는 않았지만 GBA1 변이를 가진 유전적 고위험군 43명, 건강한 일반인 150명을 대상으로 임상 데이터와 분변 표본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건강한 사람과 파킨슨병 환자 사이에서 장내 미생물 176종이 차이를 보였으며, 장내 미생물의 4분의1이 넘는 종에서 풍부도 변화가 확인됐다. 176종 중 142종은 건강한 사람과 증상은 없지만 GBA1 변이를 보유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특히 질병 증상이 없는 GBA1 변이 보유자에서는 장내 미생물 구성이 건강군과 환자군 중간 패턴을 보였으며 그 정도는 초기 증상의 수준과 비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미국과 한국, 튀르키예 등 외부 코호트 3곳의 파킨슨병 환자 638명, 건강한 사람 319명에서도 유사한 장내 미생물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를 이끈 앤서니 샤피라 영국 UCL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GBA1 유전자 변이를 가졌지만 아직 증상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뚜렷한 장내 세균 패턴을 밝혀냄으로써 파킨슨병과 연관된 생물학적 변화가 이미 초기 단계부터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샤피라 교수는 “장내 미생물 변화가 향후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요소인지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개인을 장기 추적하는 종단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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