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택 토지확보 95% → 80% 완화…‘알박기’ 막는다

조중헌 기자
조중헌 기자
수정 2026-04-20 16:45
입력 2026-04-20 16:45

공사비 검증·대행업 등록제 도입

사진은 지난달 15일 서울 성북구 한 빌라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계획 승인에 필요한 토지 확보 기준을 95%에서 80%로 낮춰 ‘알박기’와 사업 지연을 줄이고, 공사비 검증과 대행업 등록제를 도입해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이런 내용이 담긴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조합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낮은 성공률과 반복되는 피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제도 전반을 손질하기로 했다.


우선 사업계획승인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95%에서 80%로 낮춘다. 또 업무대행사·시공사 등이 미리 사둔 토지는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매도청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그간 지주택 사업에서 전체의 5%가 넘는 소수 토지주가 높은 가격을 요구하며 매매를 거부하는 ‘알박기’로 토지비가 급증하고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80%로 낮추면 통상 사업 기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지 표본 조사한 결과 기존보다 1∼2년 정도 단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지 내 자가주택 거주 원주민에게는 85㎡ 이하 1주택 요건을 적용하지 않고 조합원 가입을 열어 재정착을 돕고, 조합원 충원 시 자격 판단 기준일을 조합 설립인가 신청일이 아니라 조합 가입 신청일로 바꿔 장기 사업의 인력 공백을 줄인다.



조합운영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금과 상시 전문인력을 갖춘 업체만 참여하도록 대행업 등록제를 도입하고, 미등록 업체와 계약하면 모집신고를 거부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경우 최초 공사비 대비 5% 이상 증액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 검증을 거치도록 의무화한다. 아울러 표준도급계약서를 통해 공사 계약서에 세부 산출 근거와 증액 기준을 명확히 명시해 공사비 분쟁 소지를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조합이 자금 인출·사용 내역과 증빙자료를 조합원에게 공개하게 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자금 인출을 제한해 ‘깜깜이 운영’을 방지할 장치도 마련했다. 온라인 총회와 전자의결을 도입하고, 대리인 범위는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으로 좁혀 위임장을 미리 받아 특정 세력이 표를 몰아가는 관행을 막는다.

자금 차입, 조합원별 분담명세, 사업시행계획 결정·변경 등 조합원 재산권에 직결되는 안건은 3분의 2 이상 출석과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구한다. 가입 철회기간은 30일에서 60일로 늘려 조합원이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정상 사업장의 추진 속도는 높이지만 부실 사업은 제때 종결되도록 유도한다. 장기간 정체된 조합의 사업 종결이나 중도 해산이 부결됐더라도 재의결할 수 있도록 절차적 근거를 마련하고, 조합원들이 사업 추진 실태를 명확히 파악해 신속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반기마다 사업 정보 제공을 의무화한다.

매년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한 전수 실태점검으로 조합 운영 상태 전반을 평가해 조합원에게 통보하고, 위험도가 높은 조합은 법률 자문, 출구전략 등 컨설팅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현장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지주택 사업의 고질적 애로를 해소함으로써 사업 속도를 높이고 조합원 권익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지난해 발표한 초기 진입 기준 강화와 이번 대책이 작동하면 지주택 피해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조중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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