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시 자전거 위험운전’ 중학생·부모 처벌 면해…경찰, 단속 강화 의지 무색

강남주 기자
수정 2026-04-20 13:49
입력 2026-04-20 13:28
픽시 자전거. 뉴스1


새벽 시간대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 자전거를 타고 소란을 피운 중학생들과 부모가 처벌을 피하면서 경찰의 단속 강화 의지가 무색해졌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내사한 중학생 2명의 보호자 A씨와 B씨를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20일 밝혔다.


A·B씨 자녀들은 지난달 18일 오전 1시쯤 인천 남동구 도로에서 픽시 자전거를 위험하게 운전하다가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앞선 지난달 8일에도 위험 운전으로 여러 차례 적발된 바 있다. 이에 경찰이 부모인 A·B씨에게 엄중 경고하고 자녀들을 선도하라고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위험 운전으로 적발된 것이다.

경찰은 A·B씨를 방임 혐의로 입건하기 위해 법률 검토를 벌였으나 입건하지 못했다. 방임죄가 성립하려면 부모가 자녀의 보호·양육·의료·교육에 현저한 해태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험 운전으로 적발된 이들 자녀는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에 해당돼 도로교통법 위반에 대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경찰청은 지난해 8월 픽시 자전거를 도로교통법상 ‘차’로 규정하고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 자전거를 타는 경우 안전운전 의무위반으로 계도·단속하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18세 미만 운전자는 부모에게 통보하고, 여러 차례 경고 후에도 부모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방임죄로 보호자를 처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이같이 단속 강화 의지를 표명한 것은 최근 많은 청소년들이 픽시 자전거를 즐기면서 위험에 노출돼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7월 12일 서울 관악구 이면도로 내리막길에서 픽시 자전거를 타던 중학생이 에어컨 실외기와 충돌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방임죄 적용이 어려운 점, 픽시 자전거를 타는 대부분이 18세 미만이어서 처벌할 수 없다는 점 등이 드러나면서 향후 경찰이 단속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방임죄는 부모가 자녀의 양육 등에 대한 현저한 해태로 아동이 위험에 처했을 경우 적용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은 방임죄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내사를 종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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