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의 비극 ‘로드킬’… 제주시 매년 1000건 이상 발생한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4-20 10:05
입력 2026-04-20 10:05

사고 최다 발생 중산간 마을 안길… 평화로·제1산록도로 순
지난해 노루가 554마리 가장 큰 피해… 족제비·꿩 뒤이어
제주시, ‘로드킬 처리반’ 운영 24시간 상시 대응체계 구축

제주 중산간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족제비를 큰부리까마귀들이 쪼아먹고 있다.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 제공


도로를 달리다 보면 야생동물이 로드킬로 숨져 있는 모습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이를 피하려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제주시에서 발생하는 야생동물 로드킬(동물 찻길 사고)이 매년 1000건을 웃돌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루와 조류 피해가 집중되면서 운전자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제주시는 최근 4년간 야생동물 로드킬 사체 처리 건수가 2022년 1059건, 2023년 1128건, 2024년 1089건, 2025년 1197건으로 매년 1000건을 넘어서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하루 평균 3건 이상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지난해 로드킬 1197건 가운데 가장 피해가 큰 야생동물은 노루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554마리였으며 뒤이어 족제비(110마리), 꿩(75마리) 순이었다. 특히 노루 피해는 2023년 이후 매년 500마리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족제비도 2023년 이후 100마리 안팎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조류는 매년 30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천읍 와산리 한 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직박구리의 모습.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 제공




516도로에 설치된 야생동물보호구역 안내 표지판. 김완병제주학연구센터장 제공


사고는 중산간 지역 도로에 집중됐다. 지난해 기준 ‘중산간 마을 안길’이 877건으로 가장 많았고, 평화로(91건), 제1산록도로(70건), 중산간도로(60건) 등 차량 속도가 빠른 주요 도로에서 잇따랐다.

계절적으로는 봄철부터 증가해 가을 수확기까지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시기에는 먹이 활동과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도로 진입이 잦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드킬은 단순한 동물 피해를 넘어 2차 사고 위험으로도 이어진다. 도로 위 사체를 피하기 위한 급정거나 차선 변경, 운전자의 직접 처리 시도 등이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시는 야생동물관리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와 협력해 ‘로드킬 처리반’을 운영하고, 24시간 상시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사고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현장에 출동해 사체를 수습하고 2차 사고 예방에 나선다.

또 ‘굿로드’ 앱을 통해 위치 정보와 사고 내용 등을 축적해 향후 저감 대책 수립에도 활용하고 있다.

김기완 제주시 기후환경과장은 “야생동물 보호와 안전한 도로 환경 조성을 위해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로드킬을 발견하면 반드시 안전을 확보한 뒤 120 콜센터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