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반죽에 ‘맞은 아내’ 비유…中 국수집 광고에 SNS ‘집단 분노’

김성은 기자
수정 2026-04-19 12:56
입력 2026-04-19 12:56
중국의 한 국수집이 가정폭력을 연상시키는 광고 문구를 내걸어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당국이 현수막을 철거하도록 조치했지만, 아직도 이러한 여성 비하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온라인상에서 분노가 커지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칭하이성 시닝의 한 국수집이 “맞은 아내, 반죽한 밀가루”라는 문구를 내걸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문구는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옛 속담에서 가져온 것이다. “밀가루를 많이 반죽할수록 국수 맛이 좋아지고, 아내를 많이 때릴수록 순종적으로 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이 슬로건이 가정폭력을 정당화하고 여성을 물건처럼 취급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금도 이런 시대착오적이고 폭력적인 문구가 공개적으로 쓰인다는 사실에 충격을 표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이런 슬로건은 문화적 찌꺼기에 불과하며 버려야 한다”, “이런 슬로건이 계속 돌아다니면 여성들이 가정폭력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기 더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 시장감독관리국은 지난 13일 이 식당에 현수막을 내리고 폐기하라고 명령했다. 당국은 식당 책임자를 불러 교육했으며, 이 슬로건이 광고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내 저개발 지역에서는 여전히 비슷한 표현들이 떠돈다. “아내는 마음대로 타고 때릴 수 있는 말”이라거나 “아내는 때려 죽일 수 없고 고추는 햇빛에 타지 않는다”는 식의 속담이 그것이다.
실제로 서북부 지역의 다른 음식점들도 이런 속담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네티즌은 “어머니의 고생이 온 가족의 행복을 만든다”는 문구를 내건 식당을 보고 분노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 2016년 첫 가정폭력 방지법을 제정했다. 최고인민법원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3만 3000건의 인신안전보호명령을 내렸다.
전국부녀연합회와 국가통계국이 2011년 조사한 결과, 여성의 24.7%가 가정폭력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신체적·정신적 폭력과 경제적 통제, 강제 성관계 등이 포함됐다.
2021년에는 이 비율이 8.6%로 떨어졌다. 다만 이는 가정폭력 방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다시 계산한 수치다. 일부 여성은 남편의 폭력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강요받거나,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성은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