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선거 5개월 앞 대형 행사 선거 전초전? 세 결집 포석? 월정사 정념 스님의 출마 시사와 은해사 주지 선거가 영향 끼쳤을 듯
진우 스님이 20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불교도 봉축대법회’를 연다. 이 자리를 통해 총무원장 연임 도전에 관한 의사를 밝힐지 주목된다.
부처님오신날(5월 24일)을 한 달여 앞두고 대규모 불교 행사가 열린다. 화합과 상생을 내세운 종교 행사지만 사실상 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의 9월 총무원장 선거 재출마를 공식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게 불교계 안팎의 시각이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불기 2570년 대한민국 불교도 봉축대법회’를 2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연다고 19일 밝혔다. 불교종단협의회장이자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과 각 불교 종단 대표 등 교계 인사와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매머드급 행사다.
조계종 관계자들 사이에선 “총무원장 선거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유독 빠르게 느껴진다”는 말이 나온다. 통상 총무원장 선거는 부처님오신날이 지난 뒤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행사를 주관하는 이기흥 불교리더스포럼 상임대표의 참석이 눈길을 끈다. ‘체육계 대통령’이라 불리는 이 대표는 불교계에서도 실세로 통한다. 함께 참석하는 정원주 중앙신도회장 역시 종단 내 영향력이 적지 않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진우 스님 측의 세 결집으로 읽힐 수 있다.
진우 스님은 지난 임기 때 사실상 추대 형식으로 총무원장에 선출됐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강력한 경쟁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강원 평창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앞서 14일 열린 ‘오대산의 고승’ 출간 간담회에서 “AI 시대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출마 의사를 시사했다. 오는 6월 출간 기념회가 예정된 평전 ‘퇴우 정념, 시대를 깨우다’ 역시 세 확장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진우 스님은 수준급 바리스타라 할 만큼 커피에 조예가 깊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선명상 간담회 도중 직접 커피를 내려 참석자들에게 공양하는 모습이다.
총무원장 선거의 전초전으로 여겨졌던 경북 영천시 은해사 주지 선거 결과도 이른 세 결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월 치러진 선거에서 현 총무원장과 결이 다른 인사가 선출되면서, 진우 스님 측이 내부 분위기를 다질 필요를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진우 스님이 재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화합과 상생’이라는 메시지를 700명의 증인 앞에서 현 총무원장이 직접 발신하는 이 자리가, 9월 선거를 향한 첫 공개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행사 이전부터 불교계가 공유하는 시각이다.
봉축대법회는 20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진우 스님의 봉축 법어, 김민석 국무총리와 여야 대표의 축사에 이어 ‘화합의 물결, 상생의 길’을 주제로 한 합수식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