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치매 원인 아녔어?…“고립감은 기억력 쇠퇴 촉발” [달콤한 사이언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4-18 14:00
입력 2026-04-18 14:00


외로움은 노인들의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한편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콜롬비아 메데리 대학병원, 로사리오대,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대학병원, 스페인 나바라 대학병원, 발렌시아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1만 명 이상을 7년간 추적 연구한 결과 외로움은 노인의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하지는 않는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노화와 정신건강’ 4월 14일 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고독감은 노인 치매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열려졌지만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노인의 기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치매를 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언스플래쉬 제공


외로움은 기대 수명, 정신 및 신체 건강,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외로움과 인지 기능 사이 연관성에 관한 연구 데이터는 일관성이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일부 연구는 외로움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한다고 제안한 반면 다른 연구들은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50세 이상 유럽인의 건강과 노화를 추적하는 대규모 조사로 2002년에 시작된 종단 연구 ‘유럽 건강·노화·은퇴 조사’(셰어·SHARE)의 2012~2019년 자료를 활용했다. 실험 참가자는 독일, 스페인, 스웨덴, 슬로베니아 등 유럽 12개국의 64~94세 성인 남녀 1만 217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치매 병력이 있거나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은 제외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즉각 회상과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지연 회상 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기억력 평가를 했다. 검사 방법은 소리 내 읽어 주는 단어 10개의 목록을 듣고 1분 안에 가능한 한 많은 단어를 기억해 내는 식으로 진행했다. 또 연구팀은 ‘혼자라고 느끼는 감정’을 외로움으로 정의하고 △얼마나 자주 동반자가 없다고 느끼는가 △얼마나 자주 소외감을 느끼는가 △얼마나 자주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돼 있다고 느끼는가 등 세 가지 질문으로 외로움의 수준을 낮음, 보통, 높음 3단계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신체 활동, 사회 활동 참여도, 우울증 점수, 당뇨병 등 외로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도 평가해 유럽 동서남북, 중부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높은 수준의 외로움을 호소한 실험 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시점의 기억력 검사에서 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노인들의 기억력 감퇴 속도는 연구 기간 내내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참가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남유럽 국가들에서 외로움 수준을 보고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동부, 북부, 중부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참가자의 92%는 연구 시작 시점에는 보통이나 낮은 수준의 외로움을 보고했다. 외로움 정도가 높은 집단은 나이가 많고, 여성 비율이 높았으며, 자가 보고 건강 문제도 더 심각했으며 우울증, 고혈압, 당뇨 유병률도 높았다.

연구를 이끈 루이 카를로스 베네가스 사나브리아 콜롬비아 로사리오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외로움과 노인의 뇌 기능 사이의 강한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고립이 반드시 치매의 위험 요인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외로움이 기억력의 점진적 저하보다는 기억력의 초기 상태에 더 두드러진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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