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군인들 ‘이 병’에 취약하다 [사이언스 브런치]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4-16 14:00
입력 2026-04-16 14:00


특수작전부대는 비밀리에 수행되어야 하는 고위험 작전이나 비정규전에 투입하기 위해 특별히 편성, 훈련된 인원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미국의 경우 특수작전사령부 산하에 그린베레, 제75레인저연대, 네이비실, 해병대 특수작전사령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영국 SAS, 러시아 스페츠나츠 알파나 국내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공군 공정통제사, 육군 특수전사령부 등은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특수부대들이다.

고위험 특수 작전이나 비정규전에 투입되는 특수작전부대 장병들은 훈련이나 작전 과정 중 화기의 다양한 폭발음에 노출된다. 이런 폭발음은 뇌 구조에 문제를 일으키며 뇌동맥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피디아 제공


미국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공동 연구팀은 특수부대 장병들에게 흔한 폭발 노출이 잦을수록 뇌동맥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방사선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방사선학’ 4월 14일 자에 실렸다.

군 복무 중에 전차나 자주포, 박격포 등의 강한 폭발음이나 다양한 화기의 소음에 자주 노출된다. 이런 폭발 노출이 뇌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특수부대 장병의 누적 폭발 노출이 뇌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했다.



연구팀은 ‘종합 뇌 건강 및 외상 프로그램’에 등록된 특수작전부대 장병 564명을 대상으로 조영제 없이 혈관을 영상화하는 ‘TOF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과 3T(테슬라)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실시했다. 폭발 노출량은 훈련이나 실전에서 발생하는 저강도 반복 폭발의 누적 충격을 정량화하는 ‘일반화 폭발 노출값’으로 계산했다.

35세 남성 특수부대원의 뇌를 TOF-MRI 영상에서 뇌 동맥류(화살표)가 관찰됐다.

미국 방사선학회 제공


그 결과, MRI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된 이상 소견은 백질 고신호 병변이었고, 그다음이 뇌동맥류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누적 폭발 노출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인 것은 뇌동맥류였다. 뇌동맥류 유병률은 폭발 고노출군이 저노출군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특히 특수부대 장병에게서 나타나는 뇌 손상 양상은 민간인 외상과는 크게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인의 경우 교통사고나 낙상처럼 단일하고 명확한 부상 때문에 뇌에 이상이 생기지만 특수부대 장병들은 외부에 상처가 없어도 뇌를 통과하는 충격파에 꾸준히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반복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외상이 뇌에 더 치명적이라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사라 데 지오르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박사(신경방사선)는 “이 연구는 미국 특수작전부대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누적 폭발 노출과 뇌 구조 MRI 소견의 관계를 처음 규명한 연구”라며 “반복 폭발 노출 병력이 있는 환자의 뇌 MRI를 판독할 때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해 뇌 구조나 혈관 이상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오르지 박사는 “크고 작은 화기의 폭발음이 즉각적인 증세를 일으키지는 않더라도 반복 누적되면서 증상 없이 뇌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한 채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