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도 본 ‘내 이름은’… 제주 촬영지 어디까지 가봤니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4-16 14:28
입력 2026-04-16 10:14
이대통령 부부, 15일 국민 165명과 함께 ‘내이름은’ 관람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세상 이 영화가 길을 열어줄 것”
오라동 청보리밭·표선민속촌·산방산 일대 비극적 장소로 나와
“인간은 얼마나 폭력적이고 잔인해질 수 있나, 그리고 그것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이 질문은 영화 한 편을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향한다. 지난 15일 서울 용산 CGV에서 이 대통령이 국민 165명과 함께 관람한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이 조용한 울림으로 관객의 마음을 적시고 있다.
이 대통령은 관람에 앞서 “제주 4·3은 정말 참혹한 사건”이라며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유사한 비극을 보며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폭력 관련자들에 대한 포상과 훈장을 취소했다”며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이 영화가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 이름은’은 제주 4·3을 배경으로 이름마저 빼앗긴 채 살아야 했던 한 인간의 삶을 따라간다. 기억을 잃은 어머니의 서사를 통해 시대의 폭력과 그 이후의 치유를 담아낸 작품이다. 화려한 연출 대신 인물의 감정에 밀착한 서사는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사회적 메시지를 꾸준히 천착해온 정 감독은 이번에도 절제된 시선으로 비극을 응시한다. 배우 염혜란은 과장 없는 연기로 상처 입은 인간의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든다.
작품은 이미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지닌 역사적 서사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사례다.
영화의 또 다른 축은 제주다. 이야기를 품은 공간은 곧 기억의 장소가 된다. 박선후 ‘내 이름은’ PD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결정적 장면은 제주시 오라동 청보리밭에서 촬영됐다고 전했다. 관리주체 농업회사법인 오라 측은 촬영을 위해 1년 전에 보리로 파종하며 협조했을 정도다. 어승생악 밑 메밀밭(청보리밭) 축제 명소로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핫스팟으로 통하는 이곳은 한라산과 오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끝없는 들판이 장관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배경이 되기도 한 곳이다. 한라산과 오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들판은 아름다움과 비극을 동시에 품으며 서사의 긴장을 끌어올린다.
4·3 당시 초가 마을 장면은 표선 제주민속촌에서 재현됐다. 실제 전통가옥이 보존된 이 공간은 시대의 공기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제작사 측의 촬영 장소 섭외에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공항은 좋은 취지로 만드는 영화인 만큼 무료로 촬영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서귀포 범섬과 산방산 일대 풍광이 화면을 채우며 조천 포구에서 신흥리까지 해안, 조천읍 연북정과 북촌리 팽나무, 한림 한수리 포구, 관음사 산간도로 등이 나와 영화의 단순한 배경을 넘어 비극이 서린 장소로 뇌리에 박힌다.
‘내 이름은’은 제주 4·3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한다. 단순한 재현을 넘어 이름과 존엄을 되찾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회복 가능성을 비춘다.
제주도의회 의원과 직원 100여명은 15일 ‘공감·소통의 날’ 행사와 연계해 ‘내 이름은’을 단체 관람하며 제주 4·3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이상봉 의장은 “이번 행사가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제주 4·3의 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역사적 책임을 바탕으로 공동체 가치를 확립하고 제주 4·3의 정명과 완전한 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교육청도 15일과 16일 양일간 영화 ‘내 이름은’ 관람을 통해 제주 4·3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갖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영화 관람은 제주 4·3의 역사적 진실을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4·3 평화·인권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콘텐츠진흥원은 올해도 제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상물을 지원하는 ‘영상물 제작비 지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시나리오 개발 및 초기 콘텐츠 발굴을 위한 ‘제주 로케이션 영상물 기획·개발 지원사업’은 현재 접수 중으로 24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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