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도급에 ‘고용 안정’ 장치…2년 계약·하도급 제한 강화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수정 2026-04-16 11:01
입력 2026-04-16 11:01

공공부문 도급 운영 개선방안 발표
단순노무용역 최저 낙찰하한율 2%p 인상
계약 기간 2년 원칙...하도급 원칙적 제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앞으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에서 도급 계약을 할 땐 2년 이상 계약이 원칙이다. 공공부문 불공정 도급을 개선하기 위한 지침에 따라 일부 분야에 대해선 최저 낙찰하한율도 인상된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안전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해 관계부처와 함께 공공부문 공정 도급 관행을 확립하고 도급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강화하기 위한 ‘공공부문 도급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공공부문에서 착취적 하도급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노동부와 관계 부처는 발전·에너지·공항·철도·도로·항만 등 6개 분야의 도급 계약 584건을 실태 조사한 후 개선안을 내놨다.

먼저 도급 근로자의 적정 임금을 보장하기 위해 단순노무용역 도급을 계약할 땐 기존 최저 낙찰하한율에서 2%포인트 인상해야 한다. 청소, 경비, 시설물 관리 등이 국가계약법상 최저 낙찰하한율 적용 분야다. 분야와 계약 주체에 따라 현재 최저 낙찰하한율은 모두 다르지만 일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낙찰하한율이 87%고, 발주기관이 제시한 예정가격이 1억원 이면 입찰자는 8700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하는데, 여기서 2%포인트 올리면 8900만원보다 높은 가격에 입찰해야 한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인해 도급 노동자들의 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경비원 자료 이미지. 기사와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실제 실태 조사 결과 낮은 낙찰률로 인해 시중노임단가(1만 1337원) 미만으로 노무비가 산정돼 최저임금보다 시급이 낮아져 사실상 최저임금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낙찰자는 앞으로 노무비를 구분해서 명시해야 하고, 임금과 퇴직급여 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최저 낙찰하한율로 인상된 낙찰가가 임금 보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또한 도급 노동자의 고용을 안정하기 위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 계약 기간을 2년 이상 보장해야 한다. 근로계약 기간 역시 도급 계약 기간과 동일하게 설정해야 한다. 단, 이로 인한 2년 이상 근로계약이 정규직 전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간제법에 따르면 ‘업무의 완료 시기가 명확하면’ 2년 이상 계약해도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아도 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과는 별개로 노동자 고용 안정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원도급사가 다시 도급하는 하도급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전문성 활용이나 일시·간헐 업무 등 불가피할 때만 원도급이 ‘사전심사위원회’를 운영해 적정성을 심사하고 발주기관 승인하에만 하도급을 줄 수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공공 부문이 ‘모범적 사용자’로서 투명하고 공정한 도급 운영 체계를 확립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세종 김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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