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얼굴 맞댄 이스라엘·레바논… “추후 협상만 합의”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수정 2026-04-16 00:53
입력 2026-04-16 00:41

미국 중재로 워싱턴서 회담

휴전·헤즈볼라 무장 해제 등 논의
직접 협상 개최 외 합의점 못 찾아
美, 이란 휴전서 레바논 제외한 듯
협상에 구속력 없어… 실효성 의문
다음에 또 봅시다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14일(현지시간) 33년 만에 열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고위급 회담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이클 니덤 국무부 고문, 마이클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미셸 이사 주레바논 미국 대사,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 예키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미국의 대이란 전쟁에 참전해 교전 중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대면 회담을 갖고 직접 협상을 갖는 데 합의했다. 외교 관계가 없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에 고위급 회담이 열린 건 1993년 이후 처음이다.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와 예키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과 함께 미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했다.


회담은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에 레바논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공격을 계속하고 있고, 이란은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양측은 향후 직접 협상을 개최하자는 데 합의하고 다른 의제는 일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상호 합의된 시기와 장소에 직접 협상을 개시하는 데 모든 당사자가 합의했다”며 “미국은 양국의 이 역사적 이정표를 축하하고 향후 논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담에 대해 “20~30년간 이 지역에서 헤즈볼라의 영향력을 영구적으로 종식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담 후 취재진과 만난 라이터 대사는 “오늘 우리는 (미국과) 같은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도 이란과의 휴전에 레바논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모아와드 대사는 건설적 논의를 했다며 회담에서 휴전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33년여 만의 대면 협상이 성사됐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정규군이 아닌 헤즈볼라와 교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논의가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헤즈볼라 측 고위 관계자는 AP통신에 “우리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합의한 내용에 구속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2026-04-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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