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에 숨진 4살…법원, 병원들 4억 배상 판결

정철욱 기자
수정 2026-04-15 20:03
입력 2026-04-15 20:03
생명이 위태로운 4살 아이에 대한 응급 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병원과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실 수용을 거부한 병원이 유족에게 수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5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고 김동희군 유족이 경남 양산 A병원과 부산 B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청구액의 약 70%인 4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군은 2019년 10월 4일 A병원에서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고 퇴원해 집에서 회복 중 출혈이 발생해 같은 달 7일 B병원에 입원했다. 이틀 후 김군의 상태가 악화했는데 B병원 당직 의사는 김군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119에 인계하면서 진료 기록도 전하지 않았다. 119는 B병원에서 가장 가깝고, 김군이 수술받았던 A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지만 A병원은 “심폐소생 중인 환자가 있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주면 좋겠다”며 사실상 수용을 거부했다.
결국 김군은 20㎞ 떨어진 부산의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이미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해 회복하지 못하고 연명 치료를 받다 2020년 3월 사망했다.
수사 결과 B병원에는 미신고 대리 당직 의사가 근무 중이어서 김군 소생을 위한 골든타임을 허비했고, A병원에는 김군 치료를 피할 만큼 위중한 환자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울산지법에서 열린 형사재판 1심에서는 A병원에 응급의료법 위반으로 벌금 1000만원, B병원의 미신고 대리 당직 의사에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김군의 편도 제거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게도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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