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색동원’ 없도록…시설 장애인 ‘인권 잔혹사’ 끊을 정밀 점검 도입

이현정 기자
수정 2026-04-15 18:47
입력 2026-04-15 18:30
정부,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 예방 대책 발표
위험 징후 포착 시 즉시 특별점검
외부 인권지킴이 비중 늘려 투명성 확보
올해 장애인 예산 7조 원 투입
연합뉴스
최근 불거진 ‘색동원 사건’으로 장애인 거주시설의 인권 유린 실태가 드러난 가운데 정부가 감시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폐쇄적인 시설 구조 탓에 내부 신고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 징후가 포착된 시설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찍어 수시로 정밀 점검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28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 예방 및 인권 강화 종합대책’과 올해 7조원 규모의 장애인 정책 시행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사후 약방문식이었던 실태조사를 선제적 감시 체제로 바꾸는 데 있다. 그간 시설의 폐쇄성으로 인해 학대가 장기간 은폐된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는 점검 방식을 기획·심층 조사로 대폭 전환한다.
지자체·경찰 공동 대응 강화…‘사후 조사’에서 ‘정밀 점검’으로먼저 민원 발생이나 인력 변동이 잦은 곳, 회계 이상 징후가 포착된 시설 등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수시·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참여하는 합동점검을 연 2회로 못 박아 정례화한다.
현장 대응 체계도 강화한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경찰서, 해바라기센터 등과 연계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학대 의심 사례가 발생하면 즉시 수사와 피해자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인력 확충과 기관 확대, 피해자 쉼터 기능 보강도 함께 추진한다.
시설 내부 감시 구조 역시 바뀐다. 기존 운영자 중심의 인권지킴이단을 지자체 주도로 재편하고 공무원·경찰·변호사·공공후견인·인권단체 활동가 등 외부 인력 비중을 확대한다.
다인실 수용에서 ‘소규모 자립’으로, 시설 구조 1인실 중심 전면 개편중장기적으로는 시설 구조 자체를 바꾼다. 다인실 위주의 생활 환경을 1인실 등 소규모 단위로 전환하고 독립형 주거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단순 수용 중심에서 벗어나 의료·주거 기능을 재정립하는 구조 개편도 병행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장애인정책종합계획(2023~2027년) 올해 시행계획도 함께 확정됐다. 정부는 복지·건강 등 9개 분야에 전년보다 약 9% 늘어난 7조원을 투입한다. 단순히 현금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장애인의 일상과 권리를 보장하는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활동 지원 서비스 대상자는 7000명 늘려 총 14만명으로 확대하고, 시간당 단가는 650원 인상해 1만 7270원으로 조정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24시간 일대일 돌봄도 지속하고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은 33개 시군구로 확대한다. 자립지원 시범사업 역시 전국 광역지자체로 넓힌다.
예산 7조 원 투입… 활동 지원 14만 명 확대권리 보장 체계도 법제화 단계로 들어간다. 장애인의 기본권을 포괄하는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추진하고 전북·충남 권역재활병원 건립과 공공어린이재활병원·센터 확충도 이어간다.
보육·교육 분야에서는 장애아 전문·통합 어린이집을 2027년까지 매년 80곳씩 늘리고 특수·일반교사가 협력하는 통합교육 모델 ‘정다운 학교’도 확대한다.
소득 지원도 보강한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올해 장애인 연금 기초급여액을 7190원 인상하고 장애인 공공일자리는 2300명 늘어난 3만 5846명 수준으로 확대한다. 공공기관의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목표 비율도 1.36%로 확정해 판로를 지원한다.
김 총리는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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