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젊다고 예외 아니다… 장기 치료·지속 관리가 핵심

이영준 기자
수정 2026-04-15 17:57
입력 2026-04-15 17:49
20~30대 유병률 급속 상승
조기 진단 및 장기 관리 필요
피타바스타틴이 유망 치료제
환자 맞춤형 치료·조정 중요
이상지질혈증이 더 이상 중장년층에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남성 평균 유병률이 20대 22.8%, 30대 41.4%로 조사됐다. 국내 성인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47.4%인 점을 고려하면 젊은 연령층에서도 의미 있는 유병률이 확인되는 만큼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거나 검사 수치가 좋아졌다는 이유로 약물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의료계는 이상지질혈증을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심혈관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내 지질 성분에 이상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특히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돼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로 오래 지속되다가 중대한 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발견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치료는 환자별 위험도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같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라도 연령,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질환, 흡연 여부, 심혈관질환 병력에 따라 목표치와 치료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젊은 연령층은 질환 노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혈관 손상이 누적될 가능성이 커 보다 이른 시점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료의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다. 식사 조절과 운동, 체중 관리가 중요하지만 콜레스테롤의 상당 부분이 체내에서 합성되는 만큼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조절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실제 진료에서는 스타틴 계열 약제가 기본 치료제로 널리 사용된다. 스타틴은 LDL 콜레스테롤을 낮춰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폭넓게 입증돼 있다.
다만 스타틴은 성분별 특성이 다소 달라 최근 진료 현장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뿐 아니라 혈당, 동반질환, 병용약물 여부까지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일부 스타틴은 혈당 상승이나 신규 당뇨병 발생 가능성과 관련한 우려가 제기돼 왔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지난 2012년 피타바스타틴을 제외한 분의 스타틴 제제 라벨에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 수치 상승 가능성을 반영하도록 한 바 있다.
이런 배경에서 피타바스타틴은 치료제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피타바스타틴은 LDL 콜레스테롤 강하 효과와 함께 신규 당뇨병 발생 위험과 관련해 비교적 안정적인 근거가 축적된 성분으로 평가된다. 당뇨병을 동반했거나 혈당 관리가 중요한 환자, 또는 여러 만성질환으로 복합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약제 선택 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강동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서원우 교수 연구팀이 ‘국제표준 공통데이터모델(CDM)’를 활용해 국내 10개 대형병원, 이상지질혈증 환자 1460만 5368명의 임상 데이터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타바스타틴 투여군의 당뇨병 발생 위험률은 다른 스타틴 제제 투여군보다 28% 유의적으로 낮았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 연구팀이 진행 중인 ‘VICTORY Study’ 중간 분석에서도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LDL-C와 sd-LDL-C 수치가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 추계 국제학술대회(ICDM 2025)에서 공개된 포스터에 따르면 당뇨병 동반 환자군의 LDL-C 수치 중간값은 134㎎/dL에서 66㎎/dL로, 비당뇨병 환자군은 159㎎/dL에서 76㎎/dL로 낮아졌으며, 공복혈당의 유의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아 혈당 안전성도 함께 확인됐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약을 끊을지보다 어떻게 유지하고 조정할지에 가깝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목표 범위로 낮아졌다고 해도 이는 약물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뜻이지 질환이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치료 중 불편감이 있더라도 임의로 중단하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해 약제나 용량을 조정하는 접근이 권고된다.
스타틴 치료와 관련해 환자들이 우려하는 근육통, 혈당 상승, 간 기능 이상 등은 실제 진료에서 자주 논의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임상 근거를 보면 스타틴의 심혈관질환 예방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결국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핵심은 수치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데 있지 않다. 장기적인 심혈관질환 예방을 목표로 개인별 위험도에 맞는 치료를 지속하고 필요할 경우 치료 전략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김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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