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男직원 “40대 女임원이 차에 위치추적기 설치”…스토킹 아니란 경찰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4-15 19:18
입력 2026-04-15 16:16
피해 남성, 퇴사 후 정신과 치료
가해자 “한때 연인”…계속 근무
유명 패션업체 임원이 전 연인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몰래 설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확인됐다. 피해자는 불안 증세를 호소하며 보호조치를 요청했지만, 수사기관은 스토킹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40대 여성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7일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같은 회사 직원이자 전 연인이었던 30대 남성 B씨의 차량 하부에 위치추적기(GPS)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장면은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전날 KBS가 공개한 영상에는 A씨가 모자를 눌러쓴 채 주차장에 들어와 B씨의 차량 아래에 GPS를 부착한 뒤, 자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B씨는 다음 날 차량 하부에서 이물감을 느껴 직접 확인하는 과정에서 GPS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차 밑을 만져보니 무언가 잡혔다. 처음에는 GPS인지도 몰랐고 여러 겹으로 감겨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B씨가 요청한 접근금지 등 긴급 보호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 행위가 지속적·반복적으로 이어진 정황이 없어 스토킹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A씨는 스토킹처벌법이 아닌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만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약 5개월 만에 퇴사했으며, 불안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설치 당일 바로 발견했다는 이유로 보호조치가 어렵다고 들었다”며 “지금까지도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반면 A씨는 현재까지 근무를 이어가고 있으며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사에서 GPS 설치 사실을 인정한 A씨 측은 “과거 연인 관계에서 발생한 일로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고, 회사 측은 “재판 결과 등을 종합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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