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담임, 공부 못했잖아” ‘교체’ 민원한다는데…‘진상 학부모’ 이곳에 몰렸다

김소라 기자
수정 2026-04-15 15:30
입력 2026-04-15 15:05
“초등 남자 담임, 공교육 질 떨어뜨려”
교체 민원한다는 학부모 “홈스쿨링해라” 뭇매
학부모의 ‘교권 침해’ 사례, 유·초등학교에 집중
자녀의 초등학교 담임 교사가 남자라는 이유로 교체를 요구할지 고민한다는 학부모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하며 뭇매를 맞고 있다. 실제 교육부와 교원단체의 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학교와 교사를 상대로 무분별한 민원을 제기하는 ‘진상 학부모’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학부모 A씨는 지난 12일 “교육청에 민원을 넣으면 담임 교사를 교체해주나”라고 묻는 글을 올렸다.
A씨는 “(개학한 지) 1달 지나보니 아무래도 남자 담임은 성(性)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솔직히 실력도 없지 않느냐”면서 “남자들은 수능 6등급으로도 교대에 입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주 원인”이라는 주장도 폈다.
A씨의 이같은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다못해 날카로웠다. 한 네티즌은 “공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당신 같은 진상 학부모”라고 꼬집었고, 또다른 네티즌은 “그냥 아이를 홈스쿨링시켜라”라고 일침했다.
‘진상’ 학부모의 단골 민원 “담임 바꿔달라”정당한 이유 없이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민원은 대표적인 학부모의 교권 침해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유산을 겪은 초등학교 교사를 둘러싸고 학부모들이 학교에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교사가 임신한 상태에서 학교 측의 요구로 1학년 담임을 맡아 근무하다 유산했는데,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이 “유산한 교사의 정신이 괜찮지 않을 것”이라며 담임 교사를 바꿔달라는 민원을 학교에 제기했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이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선 사례도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담임교사에게 불만을 품고 담임 교체와 학교 전수조사 요구, 반복된 국민신문고 민원 등을 일삼은 학부모 2명을 각각 공무집행방해와 무고 등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학교와 교사를 상대로 학부모들이 악성 민원을 일삼는 사례의 상당수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집중돼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교육부의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학년도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서 다뤄진 교육활동 침해 사례 4234건 가운데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건수는 461건(10.9%)으로 10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나 유치원에서는 전체 건수(23건) 모두 학부모에 의한 침해였으며 초등학교에서도 704건 가운데 211건(30%)에 달하는 등, 중학교(6.1%) 및 고등학교(6.6%) 대비 비율이 크게 높았다.
학부모들의 교권 침해는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반복적·부당 간섭’(24.4%) 사례가 가장 많았으며 ‘모욕·명예훼손’(13.0%), ‘공무 및 업무방해’(9.3%), ‘협박’(6.5%), ‘상해·폭행’(3.5%) 등의 순이었다.
교육부는 “자녀에 대한 교원의 언행 또는 태도를 문제삼아 아동학대 신고를 하거나,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전화·면담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이 주요 사례”라고 설명했다.
같은 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사들을 상대로 진행한 교권침해 상담 사례 504건 가운데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전체의 41.3%를 차지했다. 특히 학부모의 의한 피해의 절반 이상(55.0%)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에 집중됐다.
교총은 “서이초등학교 사건과 ‘교권 5법’ 이후에도 ‘아니면 말고’ 식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줄지 않고 있다”면서 “아동학대 신고자는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법 조항을 악용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교사를 신고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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