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에 ‘계엄령 놀이’ 갑질 양양 공무원 1심 형량 나왔다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4-15 15:27
입력 2026-04-15 14:49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계엄령 놀이’라며 괴롭힘과 폭행을 일삼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원 양양군 공무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1단독 주철현 판사는 15일 양양군 소속 7급 운전직 공무원 A(40대)씨의 강요, 상습협박, 상습폭행, 모욕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주 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한 점 등에 비춰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했다.
A씨는 자신의 지시를 받는 20대 환경미화원 3명(공무직 1명, 기간제 2명)을 상대로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강요 60차례, 폭행 60차례, 협박 10차례, 모욕 7차례 등 상습적으로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을 일삼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투자한 주식 가격이 하락하자 “주가가 원하는 가격이 될 때까지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식으로 이른바 ‘계엄령 놀이’라는 이름으로 괴롭혔다. 또 주가가 오르려면 제물을 바쳐야 한다면서 환경미화원 1명을 골라 쉼터에서 이불 안에 넣고 발로 밟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또 피해자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다른 피해자들에게 밟도록 지시하는, 이른바 ‘멍석말이’ 방식의 강요를 했다.
때로는 “주가 상승을 위해 빨간 속옷을 입어야 한다”면서 피해자들에게 특정 색의 속옷 착용 여부를 강제로 보여주게 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심지어 “주식을 사지 않아서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며 피해자들에게 1인당 100주씩 매수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있다.
사소한 불만 등을 이유로 쓰레기 수거 차량을 일부러 먼 곳에 정차해 피해자들이 걷게 하거나 차량에 태우지 않은 채 먼저 출발해 차량을 따라잡으려 뛰게 하고, 고의로 천천히 운행해 업무를 지연시키는 등 위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았다.
그 밖에도 담배꽁초 투척, 비비탄 총 발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십 차례 상습 폭행하거나 모욕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직권 조사를 실시해 양양군의 직원 대상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점(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을 지적하며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선처를 호소했지만, 피해자들은 직접 결심공판에 출석해 엄벌 탄원서를 낭독하기도 했다.
주 판사는 “범행 횟수, 수법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큰 점, 피해자들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형사 처벌 전력은 없다”면서 “일정 금액을 공탁했으나 피해자들이 수령을 거절한 점은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제한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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