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정상화 하세월… 정부 “추경 1389억·무역금융 3조 긴급 투입” 수출 지원 속도전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수정 2026-04-15 12:17
입력 2026-04-15 12:17

“정책 효과, 수출기업에 전달되게 가용 수단 총동원 밀착 지원”

산업부, 긴급지원바우처 등 즉시 공고
패스트트랙 기준 완화 신속 지원
기존 무역금융 3.9조에 3조 더 추가
추경 1000억 무보 출연 “수입기업 지원”
중기부, 1300억 수출바우처 지원
석화·K뷰티·패션 등 평가시 가점


3월 수출 역대 최고 기록 지난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중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수출이 전년과 비교해 48.3%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 800억 달러를 넘는 861억3000만 달러(129조5395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수출 증가세는 10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무역수지 역시 14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달 수입은 13.2% 늘어난 604억 달러(90조8416억원)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257억4000만 달러(38조7129억원) 흑자를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자동차 부품 생산·수출 기업 ‘디온리 오토모티브’는 중동 지역 수출 비중이 매출의 99%에 달해 이번 중동 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막힌 물류길에 물류 비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기업은 현지 거래선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 기업은 정부가 지원하는 ‘긴급지원바우처’ 패스트트랙을 통해 기존에 약 40일이 걸리던 선정 절차를 3일로 단축해 전쟁 위험 할증료, 우회 운송비 등 추가 물류비를 신속히 정산받았다. 또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기존보다 25% 상향된 최대 7500만원 물류비 지원받을 예정이다.


정부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류 차질과 수출 환경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추경으로 확보한 1389억원의 수출 지원 예산 신속 집행에 나섰다. 여기에 무역금융 3조원도 긴급 투입해 대체 물량 확보와 시장 다변화도 적극 지원사격한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포천의 해당 기업을 방문해 수출 지원사업의 집행 상황을 점검한 뒤 “추경 등 정부 정책의 효과가 수출기업에게 신속히 전달될 수 있도록 집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현장 애로가 해소될 때까지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밀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운영 중인 ‘중동전쟁 긴급대응 애로 상담 데스크’에는 중동 전쟁 후 지난 10일까지 총 435건의 문의와 애로사항이 접수됐으며, 수출품 운송(물류) 관련이 146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출장 불가에 따른 거래 차질, 바이어와 교신 애로, 계약 변경 및 대금 결제, 건설 플랜트 프로젝트 지연, 원자재 수급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지원 문의도 이어졌다.



호르무즈에 몰려 있는 선박. 서울신문 그래픽


전쟁 추경으로 1조 980억원을 확보한 산업부는 수출 현장 지원을 위해 편성한 추경 1389억원 중 긴급지원바우처, 해외공동물류센터, 중동 해외지사화 등 3개 수출지원사업 총 389억원을 추경 직후인 지난 13일 즉시 공고했다. 패스트트랙 기준 완화를 비롯해 평가항목 축소, 기존 사업 미선정기업의 재신청 절차 면제 등을 통해 기업 대상을 확대하고 보다 신속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원 대상은 기존 지난해 중동 수출 100만 달러 이상 기업에서 50만 달러 이상 기업으로 확대됐다.

지난달보다 3배 이상 규모로 진행되는 추가 긴급 바우처에는 전쟁 추경으로 확보한 255억원을 투입해 500여 개사를 지원한다. 지원 대상인 중동 국가 범위도 14개국에서 22개국으로 확대하고 국제운송비 지원 한도도 60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한시적으로 늘렸다. 코트라가 현지 물류 전문기업과 협업 운영 중인 해외공동물류센터를 활용한 보관·내륙 운송 지원도 확대한다. 지원 규모를 12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2배 상향해 380여 개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코트라는 중동 지역 13개 무역관을 연결해 입찰 서류를 대신 제출하고 바이어 교신 지원과 물류 상황 실시간 전파도 하고 있다. 산업부와 코트라는 중동 전쟁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소부장 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입 가격 상승분 지원과 요소 국별 지원 한도 상향도 추진 중이다.

기존 무역금융 3조 9000억원에 더해 3조원을 더 공급한다. 이를 통해 공급망 불안이 심화된 수입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대체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단기 수출보험 공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물류 차질과 원자재 수급 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추경 1000억원을 한국무역보험공사에 출연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이날 유가 급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1300억원 규모의 수출바우처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3월 수입물가 16.1% 상승...원유급등, 환율 상승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오며 지난달 우리나라 수입 제품의 전반 가격이 28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15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3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69.38로, 2월(145.88)보다 16.1% 올랐다. 상승률로 보면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다. 세부 품목에서는 원유(88.5%)·나프타(46.1%)·제트유(67.1%) 등이 큰 폭으로 올랐으며, 특히 원유 상승률의 경우 원화 기준 원유 품목 지수가 1985년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뉴스1


800억원 규모의 일반바우처로 약 2300개사를 지원해 중동 지역 분쟁으로 현지 수출에 차질을 겪고 있는 기업을 중점적으로 선정해 시장 다변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종과 K뷰티, K패션 등 전략 품목의 기업에는 평가 시 가점을 부여한다. 기업당 지원 한도는 수출 규모에 따라 최대 1억원으로 정했다.

500억원 규모의 물류 전용 바우처는 기존 중동 지역 중심에서 국제 운송 이용 실적이 있는 전체 중소기업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바이어 요청에 의한 무상 샘플 운송비, 종합물류대행 서비스, 해외창고 임대료, 선적 전 검사료 등이 새롭게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올해 이미 수출바우처 사업에 선정된 기업이라도 물류 전용 바우처로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앞서 정부는 중동 수출기업의 물류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185억원의 수출 바우처를 투입했다. 산업부는 물류·마케팅·인증 등에 최대 1억 5000만원의 긴급지원바우처를 158개사에 총 80억원 지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물류비 상승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을 위해 최대 1500만원의 물류비 전용바우처를 390개사에 105억원 지원 중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파괴된 에너지 시설 복구와 여전히 막혀 있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 꼬여 버린 물류 시스템이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5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종전이 되더라도 물류 정상화가 이뤄지기까지 1년 동안 고유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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